전 세계적인 현황과, 인구 대비로 볼 때에 한국에 유입된 난민의 수와 난민 허용률이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는 최근 수년간 유럽의 난민 위기에 버금가는 반목과 혼란을 경험하였다. 2018년 제주도에 입도한 예멘 난민들로 인해 촉발된 이러한 현상은 부정확한 정보와 지식에 근거한 이슬람 공포증(이슬라모포비아)에 외국인 혐오 증(제노포비아)이 더해진 반 난민 정서에 기인한다. 이것은 그간의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다수의 무슬림들을 포함한 미전도종족을 향해 보여주었던 선교적 열정과 모순될 뿐만 아니라 십자가를 통하여 온 인류를 환대한 그리스도의 정신과도 위배되는 모습이다. 기독교인들이 무슬림 난민들을 위한 자리를 내어주는 것에 실패한다면 그것은 우리를 위한 자리를 내어준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부인하는 것이다. 삶의 자리 를 내어주는 환대만이 십자가를 불필요하고 부도덕한 우상으로 거부하 는 무슬림들에게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확증하는 길이며 그것은 언제나 말로만이 아니라 삶을 통하여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시리아 내전 이후 난민은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가 되 었고, 이 문제가 교회와 사회에 대해 지니는 의미는 매우 크다. 한국사회와 한국교회가 원하건 말건 간에, 난민문제는 이미 다가왔고, 전 세계로부터 이에 대한 책임을 요구받고 있다. 사실 난민문제는 성경과 교회역사 가운 데 항상 접해왔던 유구한 문제이며, 특히 세계화 현상을 맞은 오늘날 그 중요성이 더욱 인식되기 시작한 문제이다. 급기야 2016년 브라질 리오에서 개최된 하계 올림픽에서는 난민들이 한 팀을 이뤄 참여하기도 하였다. 이 런 맥락에서, 우리는 종교개혁가 칼뱅의 삶과 사역을 통하여, 난민사역의 한 측면을 들여다보았다. 본 논문은 칼뱅을 종교난민, 난민목회자, 난민사역의 관점에서 살펴보았 다. 먼저 칼뱅은 종교난민이었는데, 그는 이방인에서 이웃으로 다시 시민 으로 신분이 바뀌었지만, 난민의 정체성을 지녔고, 그것이 그의 신학과 사 역에 영향을 미쳤다. 또한 칼뱅은 난민목회자였는데, 그는 난민목회에 대 한 문제의식을 지녔고, 이를 해결하고자 구조와 사역자를 마련하였다. 이 런 칼뱅의 난민사역의 유산을 검토하면서, 난민의 정체성, 난민의 연대, 상 황과 목회라는 교훈과 도전을 살펴보았다. 특히 칼뱅의 삶과 사역을 통하여, 난민 나아가 이주민이 경험할 이주, 추방, 외국인혐오 등의 문제를 들여다볼 수 있었으며, 따라서 환대의 신학 의 중요성이 다시금 대두되었다. 더구나 기독교가 중심이 아닌 주변의 위 치에 설 때 신학적 개혁이 가능하다는 도전도 살펴보았다. 이제 한국교회 도 난민사역의 근거가 되는 난민신학을 구성하고, 난민사역을 개발해야할 당위성에 직면하고 있다. 이주민, 특히 난민은 이동, 즉 이주와 관련된 존재인데, ‘이동 중인 인간’ 은 가장 위약한 존재이고, 가장 도움이 필요한 존재이며, 동시에 복음에 대 한 수용성이 가장 높은 존재이다. 따라서 난민은 마태복음 28장의 복음선 교는 물론이고 마태복음 25장의 긍휼선교의 우선적인 대상이요, 또한 주체 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