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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12 KCI 등재 서비스 종료(열람 제한)
        『대성당 살인사건』의 표면적 내용은 토머스 대주교의 순교를 기념하고 재현하는 시극으로 보인다. 반면 내면적 내용은 본질에서 벗어나 세속화된 교회와 교회 사제들, 지도자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반성을 촉구하기 때문에, 보는 내내 관객들이나 독자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극이다. 어둡고 고통스런 황무지 같은 세상 속에서, 빛을 내고 삶의 의미와 맛을 내는 일, 즉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담당하는 일이 교회의 임무이고, 이는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그 당시뿐만 아니라 중세, 근세를 거쳐서 현재까지 교회와 교회 지도자들은 마치 자신의 스승 을 돈에 팔아버린 가롯 유다처럼 너무나 세속적인 관심으로 교회를 이끌고, 자신의 양들/성도들을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하지만 『대성당 살인사건』에서 가장 비참하고 가난한 캔터베리 여인들은 고역과 죄에 시달리고, 공포와 슬픔에 잠겨 있어도, 주를 찬양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기에, 하나님이 주는 징조들을 잘 파악하고, 비밀을 알 수 있는 지혜를 가질 수 있었음을 보인다. 엘리엇은 여성 코러스를 통 하여 하나님과 인간과 만물의 이치와 상관관계를 명확하게 설명하면서, 초기 기독교인들의 겸손한 자세로 회귀하게 한다. 코러스는 시극의 인물들과 조화를 이루어 순교와 구원에 이르는 기독교의 핵심적인 주제를 내놓았을 뿐만 아니라, 천국의 열쇠가 비단 사제들만의 비밀스런 전유물이 아니고, 이미 모든 성도/제사장/백성에게 부여된 보통의 능력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2.
        2020.08 KCI 등재 서비스 종료(열람 제한)
        『대성당 살인사건』에서 엘리엇은 하늘의 율법과 땅의 법이 충돌하는 양상을 그린다. 교회는 문제나 사건들을 율법이나 성령의 감화로 해결해왔고, 세상은 헌법이나 법률로 해결해왔다. 교회에서는 사제들이 주로 그 임무를 담당하지만, 세상에서는 대법관이 그 임무를 담당하였다. 이 처럼 현실세계와 이상세계의 교차점에 토머스 대주교가 있었다. 당시 헨리 2세는 통치의 효율성을 위하여 교회를 통하여 손쉽게 처리하려 했다. 즉 세상의 법에 교회의 법을 포함하는 계략을 세웠다. 그것이 바로 클라렌든 칙령이었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토머스 대주교는 이를 거부 하고 7년간 프랑스로 망명했다가 순교하기 위하여 귀환한다. 그는 유혹 자들과의 대화에서, 자신의 삶과 의지가 야망과 쾌락으로 인해 암흑의 핵심인 지옥까지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고 계획했던 순교의 의미를 재정립하게 된다. 그는 두려움이나 공포로부터 자유로워져서 기사들을 맞이 하고 결국 순교된다. 토머스의 피는 예수의 보혈처럼 헨리 2세의 질주 를 그치게 만들고, 교황과 화해를 이끌어, 캔터베리/땅과 천국에 진정한 평화가 깃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