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에서는 중국 춘추전국시대 유가사상(儒家思想)과 더불어 당시 민중의 지대한 사랑과 관심을 받았 던 묵가사상(墨家思想)과 현시기 전 지구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묵자 사상과 그 학파는 사실 당대의 흥성함에 비해 이후 동양의 사상계에서 사라졌다가 청조대(淸朝代)인 근대에 이르러 다시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된 ‘비운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기실 묵가사상은 ‘사람은 제 이웃을 제 몸과 같이 사랑하고 누구나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겸애(兼愛)를 주장하여 전국시대에는 가장 많은 인민의 사랑을 받았다’(기세춘, 2021:9)고 전해진다. 하여 본 논문에서는 당시 묵자(墨子)가 설파했던 여러 주장들과 현시기 전 지구적으로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들의 해법을 찾고자 하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목표와 이행 과제들을 비교하며 살펴보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다만 본 논문에서는 지면 관계상 묵자의 공동체 사상, 경제사상, 반전·평화 사상을 중심으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이행 목표와의 연관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물론 묵자 사상이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 목표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거나 묵가 사상이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논증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2400여 년 전 동양의 한 사상가와 그 학파의 주장들 이 현시기 전 지구적 과제들을 해결하는 데 있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점을 살펴보는 것 자체에 나름의 의미가 있다 할 것이다. 본 논문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연구이기도 하다. 다만 본 논문에서 는 묵자 사상과 묵가 사상을 혼용해서 쓰고 있음을 밝힌다.
본 연구에서는 墨子의 義利觀과 그것을 기초로 한 「尙同」, 「尙賢」 편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정치적인 측면에서 묵자 의리관의 實踐的意義를 고찰하였다. 이를 위해 『墨子』, 「尙同」 편과 「尙賢」 편에 나타난 귀족세습제도의 불합 리한 현실과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서 묵자가 제시한 이상적인 방법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연구결과 묵자는 당시의 宗法에 의한 신분세습제도가 불평등한 사회제도를 만들어서 결과적으로 백성들을 三患의 고통에 빠트렸다고 보고, 尙同과 尙賢사상으로써 親親에 의한 신분세습제도를 타파하고자 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墨子는 兼倂戰爭과 백성을 옭아매는 불합리한 신분제도을 없애고, 민생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사람들 사이에서 ‘兼相愛交相利’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즉 사람들 사이에서 서로 사랑하고 서로 이로움을 주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墨子는 사람들 사이에서 ‘兼相愛交相利’를 實現시키기 위한 정치적 환경으로 ‘尙同’과 ‘尙賢’을 제시하였다. 墨子는 ‘尙同’ 과 ‘尙賢’이 가능하게 될 때 ‘貧富貴賤’과 ‘親親’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사람들은 서로 사랑하게 되고 서로 利益을 공유할 수 있다고 보았다. 墨子의 ‘尙同’ 은 백성들의 의사를 하나로 모아서 지도자를 선출하는 과정이며, ‘尙賢’은 백성들에 의해서 선출된 지도자가 현명하고 有能한 관리를 선발하는 것이다. 墨 子는 이 두 가지를 정치적으로 실현시킬 수만 있다면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는 건립될 수 있다고 보았다. 이와 같이 당시의 시대적인 상황 속에 서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고, 國利民福을 실현하고자 했던 묵자의 사상은 오늘날에도 많은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전국시기에 ‘변자’로 지칭되는 많은 논객들이 각국을 편력하면서 유세에 종사하였다. 당시 권력계층은 이들을 후대하여 자신의 정략에 이용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이들은 본래 어느 학파에 국한되었된 것이 아니며, 당시 유가와 묵가처럼 학파로서 존재하였던 것이 아니다. 따라서 당시의 제자백가는 넓은 의미에서 모두 명가로 포괄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른바 묵가와 명가의 사상적 특색은 어디에서 비롯한 것인가? 이 글은 묵변에 보이는 명가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묵변의 명제 분석을 통해서 양가의 차별성과 사상사적 의미를 검토하기 위한 것이다.
묵가는 변설의 개념 분석과 목적을 설정하고 제가를 비판하였다. 물론 이것은 자신들의 정치 윤리적 관점을 선양하고 이와 관련하여 타가의 비판에 대응하기 위함이었다. 특히 후기 묵가의 작품으로 여겨지는 묵변에는 대량의 명제가 제시되고 있는데 상당 부분이 제가비판과 관련이 있으며, 자신의 명실론 체계와 밀접한 관계에서 정립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당시 순자가 제가를 논리적으로 분류하여 비판한 것과 여러 면에서 유사하다. 다만 묵경에서 제시되는 명제는 순자보다 분류 면에서는 애매한 경우가 많으나, 내용 면에서 본다면 훨씬 다양하고 논리적으로도 더욱 치밀한 것으로 보인다.
묵변에서 이상과 같이 분석과 인식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첫째로 실천적인 묵자의 명실론에 기본적 토대를 둘 수 있었고, 둘째로 제가와의 변설과 상호 비판을 통하여 그들의 합리적 요소를 수용하여 보충⋅발전시킬 수 있었으며, 셋째로 전국 시대에 자연과학과 기술이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여 외부세계에 대한 인식이 보다 발달하였다는 데서 기인한 것이다. 이러한 조건들은 묵변에서 모든 개념의 정의와 설명에 있어서 경험세계의 객관적인 사례를 제시하는 것으로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