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천(張大千, Chang Dai-Chien,1899—1983)은 중국 근현대 회화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화가 중 한 사람으로, 해외 에서도 명망이 높은 세계적인 예술가이다. 사실적인 서양화 기법을 적극 수용했던 중국의 동시대 화가들과는 달리 그는 전통회화를 중시하며 그 미학 사상과 심미관, 기법 등을 깊이 이해하고 체득하였다. 동시에 전통을 근간으로 하여 자신의 예술적인 기질과 심미적인 사고를 융합한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창조해 내었다. 장대천의 ‘발묵발채(潑墨潑彩) 산수화’는 전통회화의 기법을 뛰어넘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산수화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였다. 작품 속에는 수묵과 채색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고 사의적(寫意的)으로 표현한 추상적인 면(面)과, 공필(工筆)의 섬세한 선묘(線描)로 묘사한 구상(具象)적인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결합되어 있다. 그는 전통회화 중의 용필법(用筆法)과 용묵법(用墨法)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었고, 거기에 청록산수(靑 綠山水)와 돈황벽화(敦煌壁畫)의 진채(眞彩)기법이 더하여져 화려하고 아름다운 색채를 얻을 수 있었다. 동시에 중·서 융합에 대한 부단한 연구와 실험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회화 예술을 만들어 내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장대천의 발묵발채 산수화는 당대(當代) 화 단이 추구하던 중국화의 혁신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본보기가 되었으며, 채색 산수화 발전에 심미적 표준과 방향성을 제시하여 후대의 화가들이 자신의 예술을 계발하고 선양할 수 있는 선구적인 역할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