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자연․지리적 공간인 해안을 기반으로 문화를 생성해냈다. 문화과 신앙은 세대를 이어가며 전승력을 지속하기도 하지만, 사회적 조건에 조응하면서 그 모습을 달리하기도 한다. 곧 전통을 지속하려는 힘과 변화된 상황에 대응하여 변동하려는 운동성이 서로 어우러져 또 다른 문화를 이루는 것이다. 동해안 지역의 별신굿 ․ 동제 ․ 뱃고사 등의 의례 또한 사회적 변화에 상응하 면서 의례의 전승주체에 의해 능동적으로 전승되어 왔다. 별신굿 ․ 동제 ․ 뱃고사 등의 의례는 동해안 사람들의 능동적 합의에 의해 존속하기 때문에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전통적․형식적 행위로서 의례가 부정되고, 사회의 요구가 부재하다면 존속의 가치를 상실한다. 최근 동해안의 사회경제적 상황이 급격히 변화됨에 따라 의례가 축소되고 있다. 또한 경제적 침체와 신앙심의 약화로 인해 뱃고사는 점차 개인의 의례로 축소화되고, 동제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으며, 별신굿의 주기도 길어지고 있다. 이것은 이전에 의례를 존속시켜 왔던 사회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물론 의례의 양상도 단순하거나 획일적이지 않고, 매우 복잡다단하고 여러 가지 양상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동해안 공동체 의례의 지속과 변화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문화의 실체와 전승주체의 합의 과정을 주시해야 한다. 별신굿 ․ 동제 ․ 뱃고사 등의 동해안 공동체 의례는 전승주체들의 필요에 의해 선택되고, 전승주체의 인적․물적 변화에 따라 새로이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