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행수입의 허용여부는 국가의 영역을 기준으로 해서 다수의 국가에 상표등록이 되어 있는 경우에 일국에서의 상표권의 행사 또는 상표상품의 판매가 다른 나라에 등록된 상표권의 행사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의 문제이다. 다시 말해서 병행수입의 허용 여부는 상표권의 소진이 국경을 넘어서도 인정되는지 여부의 문제이다. 국경을 넘어서도 상표권이 소진되었다고 볼 것인가 여부의 문제는 상표권자가 판매를 통해서 이익을 실현한 후에 다른나라에서 병행수입을 금지함으로써 중복적으로 이익을 실현하는 것을 금지할 수 있는지 여부의 문제이므로, 국내외 상표권자의 상호관계가 동일인 또는 그와 유사한 관계인지 여부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다. 다른 한편, 동일한 상표의 상품의 품질이 국내 상표권자의 상품인가 아니면 병행수입 상품인가 여부에 따라서 달라진다면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상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게 되기 때문에, 상표권이 소진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도 국내상표권자의 상품과 병행수입품이 그 품질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 수 있는 경우, 예컨대 국내 상표권자나 전용실시권자가 국내에서 상품을 직접 제조 및 판매를 하는 경우에는 병행수입을 허용하는 것이 오히려 소비자의 이익에 반하는 결과로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러한 한도에서는 병행수입을 금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병행수입의 또 다른 측면은 상표상품의 국내외유통 또는 수출입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질서를 확보하기 위해서 필요한 한도에서 상표권을 제한할 필요가 있는데, 공정한 경쟁질서의 확보와 상표권의 보호와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어려운 문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