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주변이 표시된 유럽 고지도와 고해도를 연구할 때, 존 해리슨에 의한 해상시계의 발명이 있었던 18세기 후반 이전의 지도와 이후의 지도를 구분하여 연구할 필요가 있다. 본초자오선이라는 경도의 기준은 프톨레마이오스가 설정하고 네덜란드 지도제 작자들이 지속해서 사용했던 카나리아 제도였거나, 자편각이 0이 되는 자오선의 발견에 따라 아조레스 군도, 베르데 곶 등 대서양의 다양한 자오선이 본초자오선으로 채택되었다. 1884년 워싱턴 D.C. 국제회의를 통해 표준화될 때까지 자국 천문대 기준으로 경도 좌표 시스템을 사용함에 따라 수십 개의 본초자오선이 존재하였었다. 그리니치 본초자오선 채택 이전의 지도와 해도들의 경도 표기를 통해 제작 국가와 발간연도를 추정할 수도 있다. 본초자오선과 상관없이 해상시계의 사용 이전의 부정확한 경도 측정으로 인하여 한반도의 모양과 위치는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테임즈강 하구에 발달한 그리니치는 천문관측의 요람으로 알려져 있다. 16세기부터 새로운 땅을 찾아 나아가던 사람들이 안전한 항해기법을 발견하기 위하여 갖은 노력을 한 본거지이다. 초기에는 천문대를 설립하면 천문학적인 방법으로 경도를 발견하여 안전한 항해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지만 그 꿈은 허사로 돌아가고 말았다. 결국 무명의 해리슨이 정확한 해상시계(chronometer)를 발견함으로서 경도측정방법을 제시하였다. 오늘날 "그리니치=본초자오선"이라는 등식으로만 알고 있는데, 그리니치가 본초자오선. 즉, 지구의 기준선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이해함으로서 지리 및 지도제작과 측량분야에 좀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고 생각된다. 경도측정방법의 발견과 더불어 본초자오선의 결정, 그리고 세계의 시간시스템의 기준도 그리니치로 결정되어 있다. 그러므로 그리니치는 시공간적으로 세계의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