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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2 KCI 등재 구독 인증기관 무료, 개인회원 유료
        우리나라 신중의례는 다른 불교국가들에 비해 일상화ㆍ체계화되어 있다. 이는 법당의 구조가 상단ㆍ중단ㆍ하단의 삼단체계로 정립되어 있는 데서도 잘 드러난다. 신중의례는 법당에서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연례적 세시의례의 대상이 되는 경우는 지속성을 지닌 채 견고하게 정착되어 있음을 나타낸다. 따라서 신중신앙이 세시의례에 수용되는 양상을 다루어 불교와 민속이 결합된 신앙대상으로서 ‘신중’이 한국인의 종교적 삶에 어떠한 영향력을 미치며 전승되고 있는지 분석하였다. 첫째, 정초를 중심으로 ‘시작’의 의미와 결합된 신중신앙의 시기적 특성을 뚜렷이 살필 수 있다. 신중의례는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면서 매달의 초하루법회와 새해의 정초기도에서 본격적으로 부각된다. 이는 불교의례의 구조에서 볼 때, 신중을 먼저 청하는 목적이 의례의 원만한 회향을 위해 도량을 옹호하고 삿된 것을 물리치는 의미를 지니는 것과 같다. 일상의 신중의례가 매월의 초하루기도와 연례적 정초기도로 확대되면서 그 존재의미를 공고히 다져가고 있다. 둘째, 마을에서 공동체의 주신을 모시고 지내는 정초 동제에 사찰이 참여하는 일련의 양상을 들 수 있다. 마을신앙과 결합된 정초의례로 당산제ㆍ산신제ㆍ용신제 등이 있으며, 사찰에서 일방적으로 이끌어가는 의례만이 아니라, 마을과 사찰이 공동주체가 되거나, 지역축제에서 제의를 맡아 공동체의 일부로 기능하는 등 다각적인 양상을 살필 수 있다. 셋째, 경내의 곳곳에 자리한 영역신을 대상으로 한 의례가 연말연초에 집중 설행되고 있다. 이들 영역신은 가정신앙의 가신(家神) 개념과 유사한 성격을 지녀 사천왕은 문신, 조왕신은 부엌신, 산신과 가람신은 터주신 등에 견줄 만하다. 특히 이들 신을 대상으로 한 의례를 개년(改年)의 시점에 올리고 있어, 한 해가 교차되는 종교적 시간에 삿된 기운이 침범하지 않도록 가람을 수호하려는 바람을 읽을 수 있다. 넷째, 개별 기능신으로 단오의 용왕신과 칠석의 칠성신을 들 수 있다. 용왕신은 양기가 가장 강한 단오에, 불기운을 눌러 화재를 막거나 비를 빌기 위해 사찰의 주요 세시의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칠성신은 자녀의 무사다복을 비는 대표적인 신격으로, 칠석에 올리는 칠성기도는 이러한 불자들의 소망을 담은 소중한 의례로 전승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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