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제795조 제2항과 제796조는 운송인의 손해배상책임에 대한 다양한 면책 사유를 규정하고 있다. 상법상 위와 같은 운송인의 면책사유들은 그 법적 성질 과 요건이 각 상이하다는 차이점은 있으나, 그 논리적 전제로서 운송도구로서의 감항능력을 갖춘 선박과 함께 선박을 조종하는 인적요소로서의 선원 등을 구비할 것을 공통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의 정보공학기술 및 인공 지능 등의 발전에 따라 과거에 인간에 의해 이루어지던 운송수단의 조종이 무인화 되고 있고, 해상운송에 있어서도 무인선박의 건조 및 운항이 현실화되고 있다. 조만간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무인선박의 운항은 기존 해상운송 법 제와 전반적인 측면에서 법리적 문제를 발생시킬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히 무인선박의 운항이 상법 795조 제2항과 제796조가 규정하는 면책사유의 해석과 적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점에 대한 고찰은 실천적 가치가 있다. 무인선박의 경우 운송인 등의 감항능력주의의무 위반사실이 인정되지 않는 한, 선내에 선원이 승선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원칙적으로 선원 등의 항해과실을 이유로 한 면책이 적용될 소지는 없다고 볼 것이다. 또한 무인선박의 경우에는 선박의 운항을 위한 각종 정보통신 관련 기기 및 전자장비가 유인선박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장치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들 운항 관련 장비들의 적절 한 유지 · 관리상 과실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운송인 등이 면책될 소지도 있을 것이나, 상법 제796조에서 규정하는 법정면책사유 중 하나인 「선박 의 숨은 하자」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해석상 어려운 문제를 제기한다. 나아가 상법 제796조가 규정하는 법정면책사유인「해적행위나 그 밖에 이에 준한 행위」·「해상에서의 인명이나 재산의 구조행위 또는 이로 인한 항로이탈이나 그 밖의 정당한 사유로 인한 항로이탈」·「선박의 숨은 하자」의 해석과 관련해서 도법적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특히「해적행위나 그 밖에 이에 준한 행위」 의 해석 · 적용과 관련해서는 외부의 제3자가 자율운항선박의 운항장비 등을 해킹하는 등 불법적으로 통제하는 방법으로 자율운항선박 및 운송물의 점유를 취득하는 경우에 현행 법제상 운송인이 면책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입법론으로서, 향후 사이버 해킹 등을 통한 선박 등의 탈취행위의 경우에도 일정한 요건 하에서 운송인의 면책을 허용할 수 있도록 포괄적 면책규정을 상법 제796조에 신설할 필요가 있다.
상업용 무인선박은 선원비용 절감, 인적요인에 따라 발생되는 해양사고 경감 및 선박 운항비 절감 등과 같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상업용 무인선박은 변화 하는 해운환경에 효과적으로 운항 할 수 있는 차세대 선박으로 그 필요성에 대 해 꾸준히 제기되어왔다. 특히, 유럽연합에서는 MUNIN 프로젝트를 통해 상업 용 무인선박에 대한 기술개발의 필요성 및 경제성 분석, 방향성을 제시해 주었 다. 현재는 롤스로이스 블루오션 프로젝트를 통해 2020년 상업용 무인선박의 상용화를 목표로 관련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하지만 상업용 무인선박이 화되기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사항으로 법·제도적 문제점 및 쟁점사항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이 논문에서는 상업용 무인선박의 현황 및 법적지위에 대하여 고찰하며, 이 를 통하여 해상안전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해사협약의 적용요건을 검토하고자 한다. 결론에서는 상업용 무인선박이 운항하기 위한 조건으로 국제협약상의 개 념적 정의 및 국제해사협약을 통한 물적 · 인적분야에 대한 국제적 기준마련의 필요성을 제언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