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쇼팽의 음악에서 자주 나타나는 반음계적 어법 중 조성적⋅모티브적 반음 관계가 어떻게 확장되어 사용되는지 ≪녹턴 Bb단조≫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본 문에서는 먼저 이 녹턴의 중간 부분에서 나타나는 반음 관계의 조성에 초점을 맞추어 이러한 진행이 야기하는 조성적 혼란과 음도 변환에 대해 논의한다. 또한 반음 관계를 3도 관계 전조와 비교함으로써 쇼팽의 음악에서 나타나는 반음 관계가 지니는 독특한 특징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또한 ≪녹턴 Bb단조≫에서 이러한 반음 관계는 조성 관계 뿐 아니라 모티브적 디자인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작곡가가 반음 모티브를 단지 음악의 표면적 효과뿐 아니라 작품 전체에 수반된 음고 구조의 요소로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분석한다.
본 논문에서 쇼팽이 동형진행 패턴을 변형시키는 과정을 구체적인 악곡의 문맥에서 살펴본다. 이렇게 변형된 동형진행은 ‘의사’(pseudo) 동형진행으로 부를 수 있는데, 넓은 범주의 동형진행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본다. 필자는 쇼팽이 변형된 동형진행을 사용함으로써 얻으려고 했던 것이 무엇 일까를 추정해 본다. 작품분석을 통해 쇼팽이 엄격한 동형진행 기법을 따르는 대신 선택한 것은 반 음계적으로 움직이는 순차적인 선율진행(특히 윗성부에서)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본 논문은 쇼팽의 단조 조성의 녹턴에서 사용되는 장단조혼용 기법에 관한 연구이다. 쇼팽의 단조 조성 녹턴들에서 마지막 화음의 변화는 단지 으뜸화음을 장3화음으로 바꾼 일시적인 변화라기보다는 작품 전체의 단조 조성이 점차 분해 또는 변형된 결과로 장조가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마지막 부분은 흔히 “피카르디 3도”라고 불리는 차용화음의 한 종류를 넘어서는 보다 확대된 장단조혼용 기법이 사용된 것으로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본문에서는 쇼팽의 녹턴에서 이 기법이 사용될 때 다음과 같은 특징이 나타난다는 점을 논의한다. 먼저 원조인 단조 부분 내에서 병행장조의 이명동음조나 반음계 진행 등이 나타남으로써 원조로부터의 분리 또는 변형이 일어난다. 둘째, 첫 번째 혹은 중간 부분에서 나타난 반음계적 음들은 반복 부분(reprise)에서 새로운 조성을 확립하거나 강조하는 요소로서 더욱 중요하게 취급된다. 본 연구에서는 쇼팽의 녹턴 중 네 곡을 분석하면서 이 작품들에서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요소가 각기 어떤 고유한 방식으로 나타나는지 고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