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고려 수월관음도에 관한 기존의 연구들을 근저로 고려 중·후기 불교계의 특징, 수월관음에 관한 문헌적 전거, 거사불교(居 士佛敎)와 수월관음의 접점을 찾았다. 수월관음도가 고려 중·후기 라는 비교적 짧은 시기에 제작된 것에 비해 현대인들에게 미치는 파 급력은 엄청나다. 이 불화가 갖고 있는 대단한 영향력과 달리 그동안 고려 수월관음도 연구는 몇 가지 근원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명 칭의 전거에 관한 문제, 특정 지물에 관한 문제 등이 바로 그것이다. 본 논고에서 이들 중『불설고왕관세음경(佛說高王觀世音經)』의 전거 문제, 대나무의 등장시기에 대한 문제제기 등을 통해 수월관음도의 도상적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했다. 특히 수월관음도를 구성하는 개개의 요소들 중 대나무에 관한 도상 학적 해석이 미비한 현 상황에서 간단하게나마 대나무에 관한 새로 운 불교미학적 해석을 시도했다. 대나무는 선승과 거사들이 절개, 은 일, 청정의 의미로 즐겨 사용한 소재이다. 청정(淸淨)은『금강경』에서 분별을 일으키지 않는 것을 말하며 이는『반야심경』에서 말하는 공 (空)사상으로도 연결된다. 대나무는 어떻게 청정, 공(空)의 미학을 상 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수월관음도 속에서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수월관음과 불교신앙에 관해 관음신앙을 중 심으로 진행된 기존의 연구에서 벗어나 선종과의 연결고리와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