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미국의 종교사에서 제2차 영적 대각성운동의 영향으로 인한 종교적 열정이 다양한 종교 운동을 이끌었고, 그 중에는 환상 체험을 통해 영적 권위를 드러내는 선지자들이 적지 않게 출현했다. 엘렌 화이트의 특별한 영적 체험과 사역은 그녀를 신적 권위를 가진 선지자로 받아들이게 하는 계기가 되었고, 아울러 비평의 요소가 되기도 하였다. 전통적 방식에서 그녀를 연구한 사람들은 그녀가 가지는 이런 신적 영향력을 강조한다. 그러나 역사적 방식의 연구가 발전하면서 신적 이미지로 강조되었던 엘렌 화이트에 대한 역사비평적 자료들이 나타나게 되었다.『엘렌 하몬 화이트』는 재림교회 역사학자들에 의해 엄정하게 시도된 “역사적 엘렌 화이트” 연구물로 옥스퍼드대학교 출판부에서 출판되었다. 이 연구서에서 역사가들은 그녀가 선지자인가?란 물음에 대한 학문적 답변을 추구하였다. 이 연구물에서는 엘렌 화이트의 다층적 정체성이 부각되었고, 그 한 층위에서 선지자로서의 역할이 드러나는 역사적 계기들이 제시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엘렌 화이트에서 제기되고 있는 정체성 논쟁은 이 연구를 계기로 좀 더 전문화되고 있다.
본 연구는 종교개혁의 신앙전통의 계승을 강조하고 있는 재림교회의 설립자 중 한 사람인 엘렌 화이트의 루터 이해를 역사신학적 관점에서 평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화이트의 루터 이해는 그녀의 대표작인 『대쟁투』 시리즈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화이트의 루터에 대한 연구는 루터 탄생 400주년인 1883 년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1884년부터 1888년까지 이어진 『각 시대의 대쟁투』에서 루터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 특별히 루터에 대한 그녀의 글들은 메를 도비녜와 같은 19세기 교회사가들의 글들을 인용하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그녀는 루터를 선악의 대쟁투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로 소개하고 있다. 이런 목적에 따라서 그녀는 루터를 위대한 개혁자로 소개하면서 루터의 전기 작가들의 영향을 받아서 루터에 대한 역사적 오해들을 반복한다. 아울러 루터의 인간적인 면모들, 즉 결혼 이슈, 농민운동에 대한 부정적 평가, 반유대주의적 행동 등 역사학적 이슈들은 다루지 않았다. 이처럼 화이트의 루터 이해는 대쟁투적 관점에서 종교개혁을 완성시킨 인물됨을 부각시키려는 기록 의도와 더불어서 평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