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맥락주의 방법론은 기존의 문헌 중심적 텍스트 분석 방법론에 새로운 지평을 연 시도로 평가되고 있다. 역사맥락주의 방법론에 대한 관심이 주로 정치철학이나 사상사 분야에서 집중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방법론이 정치철학과 사상사 분야에서만 취급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자가 보기에는, 도덕적 명제나 언설에 대한 이해를 추구하는 도덕교육 분야에서도 역사맥락주의 방법론이 갖는 의의와 그것에 내포된 교육적 함의에 특별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텍스트의 ‘맥락(context)’에 대한 고려가 결여되거나 배제된 상태에서는 텍스트 이해와 해석의 주도권이 거의 전적으로 독자에게 넘어가고 만다. 그러나 도덕적 명제나 언설을 이해한다는 것은 텍스트에게 독자의 제한된 이해능력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텍스트로부터 보다 넓은 자기를 수용하는 것이다. 텍스트가 가진 사회문화적·역사적 맥락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와 이에 바탕을 둔 반성적 사유는 이해와 해석의 당사자를 자기이해의 상태로 이끈다는 점에서 교육적 의미를 갖는다고 말할 수 있다. 역사맥락주의 방법론은, 모든 이해가 역사적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가운데, 도덕교 육이 텍스트의 표면적 의미를 뛰어넘어 그것에 내포된 심층적 의미를 파악하는 데 힘써야 한다는 교육의 기본 원리를 한껏 부각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