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젠(于堅. 1954∼)은 1980년대 중국 시단에 출현한 ‘3세대(第三代)’를 대표하는 시 인 가운데 하나이다. 그는 80년대 중반 그들(他們) 그룹으로 활동하면서 담담한 구 어체로 평범한 일상을 담아낸 시를 선보이며 ‘3세대’의 창작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문화대혁명이 끝나기 전까지 중국시는 오랫동안 정치 이데올로기와 집체주의적 사고 에 의해 지배되었던 탓에 일상의 아주 평범하고 사소한 일과 감정을 시화(詩化)하는 것은 그 자체로서 사회정치적 프레임을 벗어던진 시적 실험이자 혁명이었다. 위젠의 1980년대 작품은 ‘3세대’ 시가운동(詩歌運動)과 그 흐름을 같이 하면서 다양한 시적 (詩的) 실험을 통해 자신만의 독창성을 확보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나아가 80년대 위젠의 시적 실험들은 중국 당대시 창작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시의 미학(美 學) 영역을 확장시켰고, 90년대 시 창작에 경험적 바탕을 제공하게 된다.
于堅의 시는 지배 이데올로기의 詩化에 대한 반대를 기점으로 한다. 그로 인해 그의 시는 몽롱파의 문혁 비판에 동조하지 않고, 일상의 진실에 근거한 디테일의 추구로 나아가는 모습 을 보여준다. 중심부로부터 멀리 떨어진 昆明에서 지루한 시간, 무료한 일상, 의미 없음의 집 적을 겪고 있었던 그는 雲南의 시공에 대한 天人合一이라는 자기 시의 특별한 분위기 속에서 개혁개방으로 인한 균열을 체험하게 된다. 시장화의 속도는 익숙한 모든 것들을 소멸시키거 나 오염시키게 되고, 그 속에서 디테일의 진실을 추구하던 于堅은 자신의 사회적인 의미를 깨달아 가면서 현실비판의 안전지대를 확대해 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