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침입종이 자생종에 미치는 잠재적인 영향에 관하여 세계적인 관심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그러한 침입의 결과들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유럽좁쌀바구미(cabbage seedpod weevil, CSPW, Ceutorhynchus obstrictus)는 1990년대 초에 한반도에 침입하였다. 침입 후 20여 년 동안 관찰과 2010년 이후 중점적인 조사를 통해 유채 꽃에서 침입종인 유럽좁쌀바구미가 가장 우점을 이루고 있으며, 제주도와 울릉도를 포함한 남한 전역으로 확산되어 있다. 그의 확산은 자생종인 유채좁쌀바구미(rapseed weevil, RSW, C. albosuturalis)의 냉이 등 십자화과 잡초로 서식처 후퇴가 맞물려 일어나고 있다. 한편, 한반도와 제주도 사이에 위치한 여서도는 현재 그들의 비율이 약 1:1로 나타나고 있어 이 섬에는 유럽좁쌀바구미가 최근에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자생종의 생태적 지위(ecological niche)가 외래침입종으로 대체되는 근본적인 기작은 확실하게 알 수 없 지만, 자원경쟁(exploitative competition)의 잠재적인 역할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자연생태계 내에서 외래침입종이 자생종을 신속하게 대체하고 있음을 확인한 이 결과는 앞으로 또 다른 외래종의 침입 방지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남부지방의 유채 재배지를 중심으로 발생하여 피해를 주고 있는 유채 돌발해충 유럽좁쌀바구미의 십자화과 작물과 유채 품종에 따른 기주선호성 및 피해양상을 조사하였다. 5종의 십자화과 작물에서 조사기간 중 포획된 유럽좁쌀바구미 성충의 총 개체수를 기준으로 배추에서 가장 많은 유럽좁쌀바구미가 포획되어 유럽좁쌀바구미가 가장 선호하는 작물은 배추로 나타났으며, 유채 품종에 따른 유럽좁쌀바구미 성충의 포획 개체수가 ‘탐미유채’ 등 조기 개화종에서 비교적 많았으며 ‘내한유채’ 등 만기 개화종은 조기 개화종에 비해 포획개체수가 비교적 적게 나타났다. 유럽좁쌀바구미에 의한 꼬투리의 피해는 배추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양배추 > 유채 > 갓 > 무순이었고, 종자의 피해는 배추 > 유채 > 양배추 > 무 > 갓 순이었다. 유채 품종에 따른 꼬투리 피해율은 ‘봄유채’가 가장 낮았으며 ‘영산유채’가 가장 높게 나타고, 종자 피해는 ‘중모7003’이 가장 낮았으며 ‘탐미유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