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기와 같은 세간은 그다지 화려하지 않지만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도구들 이다. 세간은 원래 아녀자들이 자주 쓰는 물건이다. 그러기에 대부분 한글 고유어가 많다. 동 그란 모양의 대바구니를 동고리, 귀가 달린 병을 귀때병, 밥을 푸는 쥬게 등. 그러면 이런 단 어들을 한자로는 어떻게 표현했을까? 그리고 그 한자들을 사용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오랜 세월 그 한자를 가지고 이 한국의 세간들을 표현해 왔는데 중국 역시 여전히 그 한자를 가지고 그 세간을 표현하고 있는가? 한국과 중국의 식문화가 다르고 부엌의 모양과 형태가 달랐는데 그 차이들을 어떻게 표현하였을까? 본고는 이러한 물음에 대하여 『자전석요』(1909, 지석영)에 나타난 한자에서 식기를 나타내는 한자 표제어를 대상으로 그 모양과 용도, 사용 하는 한자와 현대적 의미, 그리고 중국어와 한국어를 비교해서 우리말이 어떻게 이루어졌는 지를 살펴보았다. 우리나라는 한글이 창제되기 전까지는 관련 용어들을 한자로 기록해야 했 고, 그러면서 한자와 우리말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으리라 생각된다. 이런 과정에서 우리말 과 한자에서 유래된 말, 그리고 다른 어원을 가진 어휘들을 구분하는 것은 비교언어학적 측 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연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