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위업(1609-1671)은 명·청 교체기라는 왕조 변혁의 시대에 명 유신의 신분으로, 국가의 패망을 경험하고 청 왕조에 출사하여 역사에 ‘이신(貳臣)’으로 기록되는 수모 를 당한 시인이었다. 본고는 그의 시를 명조에 대한 충절과 이민족인 청조 출사에 대한 참회라는 두 주제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충절은 유교 사상에서 신하의 정신적 표상이고 변절은 유학자에게는 도덕적인 생명줄의 상실이라고 볼 때, 시인 오위업은 명에 대한 충정이 강한 신하였지만 우유부단한 천성과 청조의 회유와 압박에 굴하여 절개를 지키지 못하고 죽는 날까지 참회의 시간을 보냈다. 이신이라는 오명을 가진 시인의 주체적인 자아의 작동은 진정성을 담은 시로 창작되어 감동을 선사한다. 또 그의 시는 청초 시단에도 큰 영향을 미쳐서 명·청 시사의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