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의 <노예선>은 인간 경험의 극적이고 감정적인 측면을 포착 하는 사례다. 1840년에 완성된 이 작품은 격렬한 폭풍 속에서 노예가 된 아프리카인들이 배 에서 밖으로 던져지는 비인간적인 장면을 묘사한다. 또한 이 작품은 대서양 횡단 노예무역의 잔인성과 경제적 이익을 위한 인간 착취의 윤리적 의미에 대한 회화적 증언이다. 그러나 노 예무역의 열악한 환경은 종 호 사건은 물론 노예무역을 둘러싼 복잡한 법적 문제를 발생시 켰다. 본 연구는 <노예선>이 ‘노예제 폐지’나 ‘노예무역폐지’와 같은 사안들과 결합하는 과정 에서 파생되는 메시지를 어떻게 시각적으로 형상화시키고 있는지를 사회사적 관점에서 분석 한다. 이를 통해 노예제도에 함축된 정치경제적 맥락과 작가의 조형 의식 형성 간의 관계성 을 조명하여 터너의 작품 세계에 대한 기존의 인식론적 지형도를 확장시키는데 집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