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바그너(Richard Wagner, 1813-1883)를 둘러싼 논쟁 중에서 최근까지 가장 첨 예한 대립을 거듭하고 있는 주제 중 하나인 바그너의 사상과 음악이 독일의 제3제국과에 직 접적인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한 논쟁을 다루었다. 현행 학계에서 이 논쟁은 비판과 옹호의 상호 극단적인 대립을 보이고 개별사항에서 이견이 노출되면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데, 본 논문은 이 대표적인 주장들의 배경과 근거를 비판적으로 검증․논의하면서, 히틀러의 바그 너 숭배, 히틀러의 반유대성, 히틀러와 바그너 일가의 관계, 그리고 바그너의 서거 이후 히틀 러의 제3제국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에서 이른바 “바그네리안(Wagnerian)” 내지는 “바이로이 티안(Bayreutian)”이 어떻게 바그너의 (반유대적 내용과 연관된) 사상과 작품을 의미화했으 며, 확산시켰으며, 수용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추적하였다.
바그너는 음악사상 가장 연구가 많이 되고 오늘날까지 극단적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으 면서 논쟁의 한복판에 서있는 인물이다. 그중에서 바그너의 음악극에 과연 반유대적 요소가 표현되고 있는지의 여부는 바그너 생존 시부터, 그리고 특히 아도르노의 문제제기(1952년) 이후 현행 학계의 가장 뜨거운 쟁점이다. 본 논문은 선행연구에서 부각된 대표적인 찬·반 양론의 주요 주장과 사안에 따라 첨예한 대립 중에 있는 주요 쟁점을 비판적으로 검증·정리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