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은 크게 그 사용 주체와 결정 주체에 따라서 내부지명과 외부지명으로 나누어진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외부 지명들 가운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18세기 이후의 서부 유럽 세력의 동아시아 진출 과정에서 만들어지고 전파된 ‘통상적 영어지명’이다. 본 연구에서는 ‘통상적 영어지명’의 확립에 영향을 미친 영국의 지리학회들의 역할을 조사하였다. 19세기에 창립된 영국의 지리학회들은 해외에서 활동한 군인과 외교관들이 수집한 동아시아에 대한 정보에 대한 독회를 추진하고 그 결과물들을 간행하여 지리 지식을 전파하였다. 이러한 지리학회의 활동을 통하여 다수의 지명과 지리 정보들이 수집되었고 이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또한 관련자들이 수집한 다양한 정보는 지도 제작자들에게 전달되면서 지도 간행에 이용되었으며, 이후 영국지명위원회가 주도하는 지명의 표준화에 상당한 기여를 하게 된다. 영국지명위원회의 주도 하에 이뤄진 영국의 지명표준 화는 이후 국제수로기구의 「해양과 바다의 경계」도서의 초안 마련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의 연구를 통하여 한반도와 주변 지역에 대한 조사를 행한 외국인들이 남긴 기록상의 한국 관련 외부지명의 체계적인 정리와 외국인 지도학자들에 의한 활용 상황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