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곡성군에 위치한 대안사(大安寺)는 적인선사(寂忍禪師) 혜철(慧徹, 785~861) 이 창건한 사찰이다. 태안사지(泰安寺誌)에 수록된 「동리산태안사사적(桐裡山泰安寺事蹟) 」에 따르면 대안사(현 태안사)에는 두 구의 약사철조불상이 조성되었다고 한다. 다만 현재는 조성 당시의 온전한 형태의 불상이 아니라 ‘철로 만든 손, 즉 철제(鐵製) 불수(佛手)’ 1점만이 전한다. 이 철제 불수는 남아있는 형태와 선종사찰의 사적기, 일제강점기 공문서 등을 고려할 때, 손바닥을 앞쪽으로 뻗은 수인, 즉 시무외인을 결한 오른손으로 판단된다. 동시기에 창건된 실상사, 삼화사, 성주사의 주존불처럼 대안사 철불도 동리산문의 개창 당시에 조성된 노사나불 로 추정된다. 대안사 금당의 노사나철불은 후대에 사적기를 엮는 과정에서 세속의 통념에 따라 약사철조불로 기록된 것으로 보인다. 동리산문 대안사는 사역 내 금살당(禁殺幢)을 설정하는 등 예영계 왕실의 후원을 받아 사세 를 확장해나갔다. 혜철은 막대한 경제력을 토대로 841년 장보고 사후 급격하게 피폐해진 지방 의 민심을 위무하고 교화하기 위해 철불을 조성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실상사, 성주사 등의 지방 선종사찰을 후원하여 승려를 포섭한 문성왕의 지방통치책의 일환이며, 대안사 철불 은 잦은 전쟁으로 고통받던 지역민들의 민심을 결집하는 존상(尊像)으로 인식되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