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민주주의 역행이라는 전지구적 현상과 관련된 여러 논의와 국내외 현실을 고찰하고, 우리 헌 법의 해석과 구체화, 나아가 개정에 대한 시사점을 정리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민주주의 역행은 “기존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정치제도를 국가 주도로 약화하거나 제거함을 의미”한다. 여기에 포함되는 현대적 유 형에는 ‘약속 쿠데타’, ‘정부 확대’, ‘전략적 선거 조작’과 같은 것이 있다. 민주주의 역행의 유인으로는 ‘정치적 양극화’, ‘조작과 편향에 취약한 뉴미디어의 구조적 특징’, ‘입법부의 취약성’ 등이 있다. 우리나라 에도 민주주의 위기가 나타나고 있다는 데에 많은 이들이 동의하고 있고, 따라서 민주주의 역행을 막기 위한 헌법학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첫째, 헌법 해석을 통해 자유민주주의라는 헌법의 기본원리에 대한 해석을 공고히 하여 민주주의 역행 구조를 폭로하고 경계심을 촉구하는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둘째, 헌법 의 구체화 측면에서 국회는 민주주의 역행 방지를 위한 종합적·사전적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셋째, 헌법재판소는 민주주의 역행의 도구로 악용되지 않도록 ‘기능법적 한계’를 준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넷째, 개헌이 민주주의 역행의 중대한 계기 또는 트로피로 전락하는 일이 없도록 경계해야 한다.
이 연구는 사회적 자본을 구성하는 요인 가운데 ‘신뢰’의 수준이 한 국가에서 발생하는 민주적 퇴행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을지 개괄하였다. 이를 위하여 민주적 후퇴를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한 연구들과 더불어 사회적 자본 을 정의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기존 연구들을 살펴보았다. 이 연구에서 민주적 후퇴는 포퓰리즘의 등장과 같은 것으로 이해한다. 민주적 후퇴가 등장한 전형적인 사례로써 헝가리와 폴란드를 선택하였고, 두 국가가 경험한 민주적 후퇴 과정을 서술한 후 사회적 자본의 측정 지표인 '신뢰'의 수준 변화를 시계열 추세 분석을 이용하여 추적했다. 분석을 위해, WVS가 설문조사 를 통해 수집한 개인적 신뢰 및 집단적 신뢰 데이터들을 이용하였다. 그 결과, 두 사례에서 모두 개인적 신뢰와 민주적 후퇴 간 인과관계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집단적 신뢰의 차원에서도 그 추세 변화가 민주적 후퇴와 연관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 집단적 신뢰가 저수준으로 고착됐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고, 이것이 민주적 후퇴 현상을 용인하는 토양이 되었을 것이라 가정할 수 있다. 현재 이용 가능한 데이터는 아주 제한적이고 따라서 강력한 결론을 이끄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이 연구가 사회적 자본과 민주주의의 관계에 관한 심도 있는 연구를 이끄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