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델스존의 <무언가>곡들은 대부분 간결한 형식(3부분이나 순환2부분)에 기초하고 있어 서, 중간의 대조 단락 이후에 시작주제의 복귀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무언가>의 일부 곡에 서는 시작주제가 조성적으로 불안정하고 모호한 상태에서 재등장한다. 예를 들면, 중간 단락이 III 조성의 딸림화음인 VII♯화음으로 마치고 나면 준비과정 없이 갑자기 시작주제가 으뜸조로 복귀한 다(Op.30, No.5, Op.53, No.4, Op.53, No.6, Op.67, No.6, Op.102, No. 3). 또는 중간단락의 III 조성이 계속 지속되는 가운데, 시작주제의 재현이 III 조성의 I화음 위에서 일어나고, 곧 으뜸조로 이동하기도 한다(Op.67, No.3, Op.85, No.4, Op.85, No.5, Op.102, No.2). 이렇듯이 첫 주제의 재현 시점이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설정됨으로써, B단락과 A′단락 사이에 두 조영역(III와 I)이 겹 쳐지며, 단락간의 형식적 경계가 불분명하게 만들어진다. 본 논문은 멘델스존의 모호한 재현 방식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살펴보고, 이들 곡에서 발견 되는 화성진행과 성부진행, 종지여부와 단락간의 선율적 연결(linkage technique), 전체적인 화성 구조를 다루어 보면서, 시작주제의 재현에 관한 멘델스존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해법을 추적해본 다. 이와 관련하여 멘델스존이 중간 단락을 끝맺는 화음으로 설정한 VII♯화음이 다른 작곡가들이 사용한 방식과 어떻게 다른가를 설명하려고 시도하는 한편, VII♯화음과 I화음 사이에 자주 등장하 는 64화음의 역할에 대해 고찰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