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도메니코 갈로(Domenico Gallo, 18세기 중엽 활동)의 트리오 소나타에 나오는 다양 한 양식을 연구한 글이다. 18세기는 음악이 빠르게 변하였던 시기였기 때문에 옛 양식과 새로운 양식을 구분하는 경향이 있었고, 일반적으로 이것을 학자 양식과 갈랑 양식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본 논문에서 필자는 갈로의 곡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성 체계 역시 반드시 고려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며 이를 위해 레너드 라트너(Leonard Ratner)가 언급한 솔라 시스템과 폴라 시스템이 라는 관점을 사용하였다. 이 과정에서 갈로의 트리오 소나타를 형식에 따라 네 가지로 구분하였 으며, 이들 중 순환 2부 형식, 단조로 된 2부 형식, 푸가 형식에 속하는 다섯 곡을 골라 개별 곡에 나타난 음악 양식의 특징들을 논의하였다. 이를 위해 로버트 여딩엔(Robert Gjerdingen)의 스키마 이론을 이용하였으며, 그 결과 갈로가 이 곡들에서 네 가지 양식들을 여러 방식으로 조합하고 있 음을 확인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19세기 수많은 작곡가에 의해 완성된 ≪들장미≫ 노래가 독일정원의 장미꽃 문화와 무관하지 않음은 누구나 인식하고 있어 19세기 사회문화적 배경에서 본 독일정원의 장미 꽃 문화로 탄생된 ≪들장미≫ 노래와 그 의미를 새롭게 주목하고자 한다. 괴테의 들장미 시는 1770년경에 작시 되지만 19세기 들어 장미꽃-붐과 함께 독일어권의 많은 작곡가에 의해 ≪들장미≫ 노래로 작곡된다. 그리고 괴테의 시를 가사로 한 ≪들장미≫ 노래는 19세기 독일정원 특히 장미원에서 소통력을 더욱 발휘했던 문화적 소리였음을 알아차리게 했고 동시에 시청각적 정서활동을 지원하는 매개체로 작용했다. 이는 당시 자연을 배경으로 한 시민들 의 생활음악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음악사에서 19세기 독일정원의 장미꽃 문화로 탄생된 ≪들장 미≫ 노래와 그 의미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한다. 논문투고일자
멘델스존의 <무언가>곡들은 대부분 간결한 형식(3부분이나 순환2부분)에 기초하고 있어 서, 중간의 대조 단락 이후에 시작주제의 복귀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무언가>의 일부 곡에 서는 시작주제가 조성적으로 불안정하고 모호한 상태에서 재등장한다. 예를 들면, 중간 단락이 III 조성의 딸림화음인 VII♯화음으로 마치고 나면 준비과정 없이 갑자기 시작주제가 으뜸조로 복귀한 다(Op.30, No.5, Op.53, No.4, Op.53, No.6, Op.67, No.6, Op.102, No. 3). 또는 중간단락의 III 조성이 계속 지속되는 가운데, 시작주제의 재현이 III 조성의 I화음 위에서 일어나고, 곧 으뜸조로 이동하기도 한다(Op.67, No.3, Op.85, No.4, Op.85, No.5, Op.102, No.2). 이렇듯이 첫 주제의 재현 시점이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설정됨으로써, B단락과 A′단락 사이에 두 조영역(III와 I)이 겹 쳐지며, 단락간의 형식적 경계가 불분명하게 만들어진다. 본 논문은 멘델스존의 모호한 재현 방식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살펴보고, 이들 곡에서 발견 되는 화성진행과 성부진행, 종지여부와 단락간의 선율적 연결(linkage technique), 전체적인 화성 구조를 다루어 보면서, 시작주제의 재현에 관한 멘델스존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해법을 추적해본 다. 이와 관련하여 멘델스존이 중간 단락을 끝맺는 화음으로 설정한 VII♯화음이 다른 작곡가들이 사용한 방식과 어떻게 다른가를 설명하려고 시도하는 한편, VII♯화음과 I화음 사이에 자주 등장하 는 64화음의 역할에 대해 고찰해본다.
본 논문은 연구자의 박사 학위 논문 중 1장과 3장 2절을 중심으로 발췌 및 번역한 것으로, 리 스트(Franz Liszt, 1811-1886)의 B단조 소나타에서 나타나는 십자가 모티브(cross motive)의 주제 적, 표현적 변형에 초점을 맞추고, 모티브의 변형을 통해 생성되는 내러티브적 해석을 제시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십자가 모티브는 그레고리안 성가 ≪신앙의 십자가≫(Crux Fidelis)에서 유래한 선율적 모티브로, 리스트의 작품에서는 기독교에서의 구원을 의미하거나 그의 신앙심이 표현되는 맥락에서 주로 사용된다. 리스트의 소나타에서는 다섯 개의 모토가 주제적 발전의 기초적 아이디 어를 제공하며, 그 중 네 번째 모토인 십자가 모티브는 5번에 걸쳐 등장하며 주제적 변형뿐만 아 니라 표현적 변형의 과정을 거친다. 본 논문은 음악이 진행됨에 따라 음악적 아이디어가 정서적 상태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클라인(Michael Klein)의 용어 ‘표현적 변형’(expressive transformation)과 해튼(Robert Hatten)의 ‘표현적 장르’(expressvie genre)의 개념을 연구의 출발 점으로 삼는다. 제시부의 2주제 영역에서의 십자가 모티브의 첫 등장은 화려하고 장대한 반주와 상승하는 십 자가 모티브 선율의 조합으로 인해 D장조에서 종교적인 장엄함을 드러낸다. 반면 발전부에서 제 시된 십자가 모티브는 단조성의 선율, 낮은 음역, 불협화음, 강한 다이내믹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모습으로 변모하다. 이는 십자가 모티브의 정서적 상태가 비극적으로 변형되었음을 보여준다. 재 현부와 코다에서 등장하는 십자가 모티브는 이전의 종교성, 장엄함, 영웅적 당당함, 승리를 다시 회복하며 기쁨과 환희에 찬 절정의 감정적 상태를 보여준다. 이와 같은 십자가 모티브의 변형은 ‘비극과 고통에서 다시 쟁취해 낸 승리’의 내러티브로 표현될 수 있다. 본 논문은 이러한 내러티브 를 제시하는 과정에서 헐리우드 영화 ≪레버넌트≫의 정서 구조와 십자가 모티브의 정서적 흐름 에서 상호텍스트성(intertextuality)을 발견했고, 상호텍스트적 맥락의 적용을 통해 본 논문이 제시 하는 해석학적 분석에 대한 접근성과 흥미를 높이고자 했다.
본 연구는 학문적으로 꾸준히 관심을 두어야 할 20세기 이후의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음악극 작품을 찾아 개별적으로 탐구하려는 목적으로 그동안 국내외에서 연구 대상이 되지 않았던 헨체 의 ≪쿠바의 여인 또는 예술을 위한 삶≫을 구체적으로 살펴본 것이다. 이 작품은 ‘무대 위의 실 재(實在) 음악’으로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창작 방식을 작품 전체에 활용한 특별함이 있는 음악 극이다. ‘무대 위의 실재(實在) 음악’은 모든 장면에서의 음악을 극의 이야기 진행에 포함되는 필수적인 구성 요소로 만들고, 악기 주자는 모두 극 중의 등장인물이 되어 무대 위에서 직접 연주하도록 하 는 방식이다. 이 방식을 통하여 전통적인 오페라에서는 오케스트라석에 머물렀던 악기와 연주자 가 무대 위에서 관객에게 직접 모습을 보이고 스스로 이야기 전개의 일부가 되어 사실적인 음악 행위를 하는 새로운 형태의 음악극이 나왔다. 또한, 이러한 ‘무대 위의 실재(實在) 음악’의 방식을 작품 전체에 활용함으로써 나타나는 전통적인 오페라 오케스트라의 성악 반주 기능의 부재(不在) 를 이 방식의 실행 안에서 가능한 방법으로 구상하고 적용하는 독특함도 보였다. 음악극 ≪쿠바의 여인 또는 예술을 위한 삶≫은 이렇게 ‘무대 위의 실재(實在) 음악’의 방식을 토대로 작곡가 고유의 창의성과 독창성을 지닌 작품으로 의미가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했다.
미셸 판데르아(Michel van der Aa, 1970-)의 오페라 ≪기억의 재구성≫(Blank Out, 2015-2016) 은 디지털 테크놀로지로 다변화되는 21세기 동시대 오페라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단초를 제공 한다. 2016년 초연된 이 작품에서는 가족의 익사를 목격한 주인공의 트라우마를 집요하게 추적하 면서 무의식에 침투한 상실의 감정을 정교한 테크놀로지로 구현하는 시도가 나타난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주목할 점은 결코 관객의 시각을 현혹하는 화려한 기술이 아니다. 오히려 이 작품은 첨 단의 테크놀로지를 매개로 가족을 잃은 등장인물의 심리적 외상을 심층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본고에서는 오페라 ≪기억의 재구성≫에서 동시대의 진보된 테크놀로지를 활용하여 ‘트라우마 와 기억’이라는 주제를 재현하는 독특한 내러티브 구조와 연출방식에 주목한다. 본 연구는 인물의 복잡한 심리에 탐닉하는 판데르아의 작품세계와 더불어 기술의 확산에 따라 동시대 공연예술 및 오페라에 나타난 변화를 짚어보는 것으로 출발한다. 이후 주인공이 겪는 트라우마 심리에 조응하 는 순환적 구성을 조명하고, 무대와 스크린을 활용하여 실재와 가상, 기억과 현실, 영화와 오페라 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작품의 모티브를 형상화하는 연출 방식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하면서도 기술에 함몰되지 않고 전통 오페라에서 표현하기 어려웠던 심리적 주제를 구현해내는 동시대 오페라의 극적인 상상력을 탐색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