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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론포럼 KCI 등재 Music Theory Fo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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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호

제31권 1호 (2024년 6월) 6

1.
2024.06 구독 인증기관 무료, 개인회원 유료
이 글이 기록하고자 하는 것은 17세기 후반 독일 바로크의 오페라 문화와 관련된 복잡하고 다 층적인 서사이다. 이 서사에는 국내 음악학 담론에서 거의 다루어지지 않은 독일 바로크의 오페라 문화와 그것의 태동, 그리고 성장 등을 다루는 일련의 과정이 담겨 있다. 특별히 이 글은 이 과정 을 17세기 후반, 라이프치히에서 시작된 공공 오페라 극장을 중심으로 기술해 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역설하고자 하는 것은 라이프치히의 오페라 문화가 17세기 중반 이후 독일과 이탈리아의 주 요 음악도시, 예컨대 함부르크, 드레스덴, 하노버, 그리고 베니스 등이 제공했던 문화적, 음악적 연 결망 안에서 탄생했다는 사실이다. 라이프치히의 오페라 문화를 이러한 방식으로 읽는 것은 이 도 시의 음악적 지형이 멀리는 베니스와 가까이는 하노버 등의 도시와 얼마나 유사했었는지도 가늠 하게 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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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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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이탈리아 출신 현존 작곡가 니꼴라 싸니(Nicola Sani, 1961-)의 작품인 ≪일종의 무 한대처럼≫(Come una specie di infinito, 1997)과 ≪로우≫(RAW, 2005)를 분석함으로써 그의 음 악에서 나타나는 이탈리아 현대음악의 유산에 대해 조명한다. 싸니는 ‘내면의 서사’에 집중한 루이 지 노노(Luigi Nono, 1924-1990)의 후기 작품에 나타나는 음악적 사유를 계승하였고, 침묵, 다이내 믹, 음색, 공명, 진동, 즉흥성 등으로 설명되는 포스트-노노 작곡가들에게 영향을 받았다. 노노의 ≪고요한 파편들, 디오티마에게≫(Fragmente-Stille, an Diotima, 1980)는 정치적인 메시 지에서 개인적이고 내면적인 서사로의 전환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실험적인 현악기의 특수주법과 다이내믹의 극단적 변화를 통해 음악적 파동을 형성한다. 이러한 파동은 내면의 감정과 내러티브를 묘사하며, 침묵에 가까운 페르마타의 정지된 순간에 투영된다. 내면의 표현에 대한 탐구는 노노 이 후 세대인 살바토레 샤리노(Salvatore Sciarrino, 1947-), 알레산드로 스보르도니(Alessandro Sbordoni, 1948-)에게도 나타난다. 샤리노는 “제로 사운드”나 “글라이딩 음절 발화 양식”과 같이 소리 와 침묵에 대한 전통적 개념에 도전하는 음악어법을 제안하였고, 스보르도니는 즉흥성을 활용하여 내부 조화와 외부 공명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음향에 주목했다. 주류 음악계와 거리를 두고 자신만 의 독자적인 영역에서 활동한 지아친토 셸시(Giacinto Scelsi, 1905-1988)는 ‘단음음악’을 통해 하나 의 중심음이라는 제한된 소재 내에서 미묘한 음고와 음색의 변형을 통해 무한한 음향의 가능성을 만들어 내고자 했다. 노노와 몇몇 포스트-노노 작곡가들의 음악적 사유와 표현기법은 싸니의 창작 팔레트에 담겨 다 양하고 독창적인 모습으로 발산되었다. ≪일종의 무한대처럼≫은 작곡가의 개인적인 대화와 감정 을 담은 작품으로, 중심 음향과 음악적 요소의 변화를 통해 인간 감정의 고요함과 요동을 표현한 다. ≪로우≫는 전쟁에 반발하는 목소리를 담고 있는 작품으로, 제한된 음고를 중심으로 세밀하게 움직이는 미분음과 음색의 변형이 ‘음 타래’를 형성하며, ‘다이내믹 파도’를 통해 증폭되며 전쟁에 대한 거센 감정을 표출한다. 특히 ≪로우≫에서 나타나는 제한된 음고의 다양한 표현, 실험적 음색 의 추구, 다이내믹의 극단적 변화는 1950년대 이후 이탈리아의 다양한 아방가르드 음악 중 내면의 서사에 집중했던 한 조류의 영향을 발견하게 해준다. 이러한 연구는 음악학계에서 다소 주변부로 소외되었던 새로운 이탈리아 현대음악에 대해 재고할 수 있게 해주며, 오늘날의 현대음악에 대한 범위와 가능성을 확장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8,600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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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이건용이 5⋅18 민주화운동이라는 역사적 현실에 직면하여 예술가곡 작곡을 중단하 고 대중적 장르인 쉬운 ‘노래’로 양식변화를 한 것에 주목하였다. 1980년대의 비판적 현실을 민중 과 소통하기 위한 그의 노래 작곡은 음악과 삶의 관계성을 중시하는 그의 현실결부적인 음악관에 따른 것이다. 군사정부가 물러난 1990년대에 그의 예술가곡 작곡은 다시 시작된다. 이 시기의 가 곡 작곡에서도 이전 시기의 가곡 작품들과 구별되는 양식변화가 나타난다. 1970년대의 작품들에 서 존재론적이고 자아탐구적인 시적 내용이 두드러지는 것에 반해, 1990년대 이후의 작품들에서 는 공동체와의 공유적 감성이 강화되어 있으며, 양식적으로도 단순화된 경향을 보인다. 이건용은 음악의 가치를 작품의 완결성보다는 공동체적인 삶과의 상호관계 속에서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되어감’의 과정에서 파악한다. 그의 노래와 가곡 작곡에 나타난 양식변화는 이러한 ‘되어감’의 과 정을 보여주고 있다.
6,400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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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한국의 대표적인 오페라 작곡가 이건용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한국어의 음악적 표현 을 ≪동승≫(2004)과 ≪왕자와 크리스마스≫(2010)의 몇몇 아리아 및 합창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이를 행함에 있어 한국어 고유의 특징인 장단, 고저, 억양, 음절언어적 특성, 말토막 개념 및 음악 에서의 박자 악센트와 리듬 악센트 등을 활용했다. 그 결과 이건용의 오페라에서는 문장 및 말토막이 본래의 언어적인 호흡을 유지한 채 음악화 되었으며, 한국어의 장단구조, 수식구조, 단어의 높낮이, 문장의 억양 등이 다양한 박자 악센트 및 리듬 악센트와 결합하여 해당 텍스트의 음운론적인 측면을 강화함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이건용의 오페라는 단어 및 문장에 새로운 장단이나 악센트 등을 부여하기도 하였다. 이 경우 해당 선율들은 ‘방언’을 구사하거나 특정 인물의 성격을 구체화하는 것으로 다가왔다. 이외에 도 한국어의 음절언어적 특성을 드러내듯 음악의 흐름 안에 또렷하게 인지되는 고른 텍스트의 분 포가 존재했다. 그리고 이런 성부를 토대로 하는 대위법적인 짜임새의 표현성이 두드러졌다. 화성적으로 반음계 섹션을 등장시킴으로써 해당 구간에서 발화되는 텍스트를 독특한 방식으로 청취되도록 하거나, 실제 언어 수행 시 나타나는 상호작용적인 담화방식, 감정이 섞인 말의 반복, 특정 연령 집단이 보여주는 언어적 행동 등을 오페라 안에 음악적으로 구현한 경우도 있었다. 예컨대 이건용의 오페라는 한국어를 민감하게 다루고 있으며, 한국어의 다양한 음운론적인 특 징과 담화 상의 속성 등을 음악적으로 반영함으로써 표현력을 강화한다. 따라서 이건용의 오페라 는 개인의 오페라 작법을 구축한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한국오페라’로서의 기본적인 속성을 스 스로 구체화한 것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8,3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