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역에 강우가 발생하였을 때, 지표 흐름이 어떠한 양상으로 발달되는지에 대한 문제는 유역의 유출수문곡선이나 유사유출량을 산정하거나 하천 형성과 발달을 이해하기 위한 기본적인 문제이다. 지표수 흐름방향 탐색을 위해 여러 기법들이 연구되어 왔으며, 가장 기본적인 D8(Deterministic 8)방법(O’Callaghan and Mark, 1984)부터 흐름방향의 다양성을 도입한 GD8(Global D8)방법(Paik, 2008)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이 개발되었다. 이러한 지표수 흐름방향 탐색방법은 위치수두의 차이만 고려하기에 계산영역에 웅덩이(pit)와 같은 부분이 존재하면 흐름방향을 구할 수 없다. 따라서 DEM(digital elevation model)에서 이러한 웅덩이가 발견되면 DEM의 오차로 간주하고 이런 웅덩이를 메우는 전처리 작업을 거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DEM의 오차가 아닌 실제의 웅덩이가 존재할 경우 이런 접근법은 한계를 가진다. 예를 들어 화산 지형의 분화구와 같은 분지 지형에서는 흐름이 분지 외부로 연결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실제 자연 현상에서는 강우 발생 초기에는 분지 지형에 우수가 저류되어 호수를 이루게 되며 강우가 증가함에 따라 호수의 수위가 점차 상승하다가 어떠한 임계수위를 넘어서게 되면 최종적으로 외부 흐름에 연결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모의할 수 있도록 기존의 지표수 흐름방향 탐색기법인 GD8을 개량하는 것을 제안하였다. 이 초기 시도에서 제안하는 방법은 유역에 발생한 강우와 GD8을 통해 산출된 흐름 방향을 고려하여 시간에 따른 우수의 흐름 변화 및 유역 출구에서의 유출수문곡선을 탐색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모형은 실제 지표면에 강우가 발생했을 때, 지표면에 저류되는 지면 저류 효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으며 지형 형상에 따라 흐름이 하나로 확정되던 기존 해석 방법과는 달리 시간에 따른 흐름의 변화를 해석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특히, 유역 내의 저수지로 인해 강우 초기에는 유출수문곡선에 기여하지 않다가 일정 이상의 강우 발생시에 유출이 발생하는 동적 유출해석이 가능하며, 이는 유역의 유출량 산정 뿐만 아니라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 분석에도 유용한 자료로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
지형자료를 활용하여 지표수의 흐름 경로를 탐색하고 하천 네트워크를 추출하는 것은 수문 해석의 주요한 과정이다. 오늘날, DEM (digital elevation model)을 활용하여 유역 내 각 지점의 흐름 방향을 탐색하고 추가적인 특성인자를 산정하는 작업이 보편화되었다. DEM을 바탕으로 한 하천망의 추출에서 어려운 문제의 하나는 하천의 시점을 결정하는 것이다. 하천시점을 결정하는 정량적인 방법에는 하천이 생성되기 위한 최소한의 유역면적(upslope area)을 의미하는 유원면적(source area)을 가정하여, 각 지점의 유역면적이 유원면적보다 크면 해당 지점을 하천의 유로로 선택하는 방법이 있다. 보통 유역 전체에 일정한 값의 유원면적을 적용하여 하천의 시발점을 선택하지만, 유원면적은 실제로 유역 내 각 지점의 지형적 특성에 따른 하나의 변수로 다루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Montgomery and Dietrich (1988)는 유원면적이 다양한 지형학적, 기상학적, 지질학적 요소들의 관계에 따른 변수라는 관점을 제시하였으며, 특히 각 지점의 경사에 의존적이라는 것을 주장하였다. 유역 내의 모든 지점에 대하여 유역면적과 경사를 도시화하면, 일반 경사면에서는 두 가지 요소의 관계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것에 반해 하천의 유로 구간에서는 유원면적과 경사의 함수 관계가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나고, 해당 면적을 각 지점의 유원면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렇게 상이한 하천시점 결정방법을 국내 유역에 적용하고 비교해 보았다. 가공되지 않은 DEM에 존재하는 웅덩이(depression cell)를 제거하고, 경사가 없는 평탄 지역에 대해 흐름 방향을 결정하기 위한 가상의 경사를 부여하는 전처리 과정으로는 Jenson and Domingue (1988)의 depression filling 기법과 Garbrecht and Martz (1997)의 imposed gradient 기법을 적용하였다. 가공된 지형자료를 바탕으로 각 지점에서의 흐름 방향을 결정하는 과정에는 기존 흐름 방향 탐색 모형의 단점을 합리적으로 보완한 GD8 (Paik, 2008) 모형을 적용하였다. 본 연구에서 두 가지 하천시점 탐색법을 비교한 결과, 유원면적-경사의 관계를 고려한 하천시점 탐색법이 고정된 값의 유원면적을 전 유역에 적용한 결과에 비해 실제 자연 하천망의 특성을 잘 반영한 결과를 나타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향후 지점의 경사와 함께 토양의 특성과 유역의 기후 특성 등 다양한 인자를 추가 고려한다면 실제 하천 발달의 물리적 과정에 보다 근사한 하천망 추출 결과 도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에서는 GD8 방법을 이용하여 수치고도모형(DEM)으로부터 제주도의 하천망을 추출, 경사와 지형지수의 공간분포를 구하고 유역면적의 초과확률분포 등의 지형학적 특성을 분석하였다. GD8으로 추출된 하천망은 실제 제주도 지형도에 나타난 하천분포와 유사하였으며 지형지수의 분포는 하천망의 분포와 밀접한 상관성을 보였다. 유역면적의 초과확률분포는 높은 상관계수를 갖는 멱함수(power-law)의 형태를 따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하천망이 프랙탈(fractal) 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이상의 분석을 통하여 GD8 방법이 수치고도모형을 이용한 수문지형분석에 적절한 방법인 것으로 판단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