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는 교도소 과밀수용에 대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다.”라 고 결정한 바 있고, 국가인권위원회도 과밀수용 해소를 권고한 바 있으며, 2017년부 터 과밀수용에 대한 국가 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과밀수용 해소 방안으로써 가석방제도의 관심이 높아졌다. 그러나 가석방의 실질적 요건에 대 해 형법은 “개전의 정이 현저한 때”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형집행법은 “재범의 위험성 이 없다고 인정하는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 법률이 요구하는 기준은 지나치게 높은 절대적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며, 객관화하기 어려운 추상적인 의미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교정재범예측지표(Co-REPI) 등 가석방심사대상자의 기준으로 제시되는 요인 중 처벌 경험과 관련한 지표들은 이미 형기에 반영되어 있으며, 입소 전 경제・거주상태 등의 보호 관계는 범죄를 저지를 당시 이미 수형자의 여건에 해당하 므로 재범 위험성의 지표로서 그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반면, 우리나라는 대륙법계 국가이면서도 가석방제도는 영・미식의 행정처분을 채용 하고 있다. 그러나 영・미의 조기 석방 방식 중 형기단축제도(Good Time System)를 제외한 채 가석방제도만을 선택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형기단축제도의 주된 선정 기 준은 교도소 내의 작업성적・교정 프로그램의 참여 정도・교도소 내의 선행 등이 기준 이 된다. 따라서 수형자 스스로 근로의욕을 고취할 수 있고, 적극적인 교정 프로그램 의 참여를 통해 교화・개선의 가능성을 높이며, 봉사활동・선행을 통해 교도소 내의 질 서를 유지함으로써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복귀시킬 수 있는 제도이다. 그러므로 재범 의 위험성을 판단하는 지표로써 의미 있는 기준이라 생각된다. 이 제도를 보호관찰의 엄격한 적용을 조건으로 시행하여 선시 크레디트의 취소와 실효제도를 마련한다면, 가석방의 평가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으며, 재범의 위험으로부터 사회를 보호할 수 있 을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가석방제도와 형기단축제도(Good Time System)의 병 용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가 요구된다.
선시제도는 원래 교도소인구를 조절하고, 교도소내에서의 선행을 장려함으로써 소내질서를 유지하며, 교도소내에서 나오는 제품의 생산성 증대를 위하여 고안된 것이지만, 오늘날 수형자를 열악한 시설내 생활로부터 가능한 빨리 사회에 내보내 그의 재사회화를 촉진시킨다는 형사정책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선시제도가 가석방제도와 유사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시제도에 대해서는 다음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첫째, 선시제도의 경우에도 교정시설의 형집행자에게 석방결정에 대한 재량을 허용할 수 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가석방의 경우와 다른 점이 없다. 둘째, 선시제도는 소내에서의 선행업적이 있는 이상 재범의 위험성의 유무와는 관계없이 수형자가 석방되기 때문에 사회방위의 관점에서 가석방제도에 비하면 오히려 부정적이다. 셋째, 선시제도는 행정권에 의하여 실질적으로 형기를 변경시키는 것이므로 사법권의 침해이다. 넷째, 선시제도는 교도소생활에 익숙한 교활한 수형자가 석방될 우려가 있다. 다섯째, 선시제도는 수형자의 교화·개선을 수형자 자신에게 부담시키는 것이므로 근본적으로 수형자의 교화·개선에 대한 국가의 의무를 포기하는 것이다. 결국 시설내의 선행보지를 석방허부의 판단의 자료로 함으로써, 수용자의 위선을 조장하고 교활한 자가 될 수 있는 결과가 되지 않겠는가와, 형식적·기계적 운영이 개별처우의 원칙에 반한다는 등 반대여론이 유력하다. 그러나 한편 본인의 노력으로서 조기의 석방을 쟁취할 수 있다는 점은, 본인의 개선·갱생의 의욕을 촉진하는 것으로서 무시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이익추구를 솔직히 인정하는 처우방법일 뿐아니라,「사회내 처우」의 불요한 단기가석방을 감소시킬 수가 있고, 무엇보다도 규율질서유지의 효용이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가석방과 선시제도는 병용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견해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사실 이 선시제도의 문제는 교정이념 내지 처우이념의 문제로서 영원히 미제의 논쟁거리라 할 수 있다. 그리하여 가석방제도에 대신하여 선시제도의 채용이 주장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처우기술의 개발 내지 범죄원인의 과학적 해명까지 불필요하다고 주장된다. 금후 검토의 문제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