香은 중국에서 악취나 벌레를 제거하고 의복에 좋은 냄새를 더하며 실내의 공기를 정화하려는 목적으로 춘추전국시대부터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한대에 이르러서는 향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왕실을 중심으로 향구가 사용되면서 그 종류가 다양해지고 수량도 풍부해졌으며 사용범위도 확대되었다. 滿城漢墓는 景帝의 아들이자 武帝의 이복형이었던 中山國 靖王 劉勝과 그의 부인 竇綰의 무덤으로서 香爐 6점과 香枕 2점 그리고 향료가 출토되어 서한대 왕실의 향문화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만성한묘의 향구에 대한 분석과 동시대 문헌기록의 해석을 통해서 한대의 향문화를 고찰하였다. 만성한묘의 향로는 형태의 특징에 따라서 豆形, 博山形, 多足形, 帶 柄形 등의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향을 담아 사용하는 향침에는 산초나무 열매(花 椒)가 가득 채워져 있었는데 이 열매는 중국 본토향료로 향신료, 약재로 사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사후에 망자의 혼령을 하늘로 인도해 준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한대 향에 대한 관념과 사용은 향구의 형태, 함께 부장된 기물 및 출토된 공간의 특성에 따라서 예의상의 향과 생활 속의 향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만성한묘에서 祭器, 酒器와 함께 출토된 향로는 연회 혹은 제사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었던 것이고 욕실공간에서 목욕기물과 함께 부장된 향로는 냄새와 세균을 없애서 욕실의 환경을 개선하거나 목욕시 몸에 향이 스며들도록 사용되었던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