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먼저 한대 일월도상의 종류를 살피고, 그 가운데 가장 신격화된 도상이라고 할 수 있는 복희․여와형 일월상을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한대 일월상의 유형은 성좌형, 우인형, 복희․여와형이 있으며 이 가운데 성좌형과 복희․여와형 일월상은 하남, 산동․강소성, 섬서성, 사천성 등지에 고루 분포되어 있다. 우인 형은 사천지역에서만 등장하여 지역적 특색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일월신으로서의 복희 여와 도상은 하남성 낙양일대의 서한~동한 전기로 추정되는 채색벽 화무덤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또한 선계의 신인 복희․여와가 일월신으로 출현하게 된 배경에는 서한시대에 유행하였던 황로사상과 음양사상이 자리하고 있다.
동한시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하는 복희․여와형 일월상은 지역별로 상이한 특징을 보여준다. 하남성은 해를 가슴에 품고 있는 복희․여와형 일월 도상이 등장하는데 이는 양조형 일월상과의 연관성을 짐작케 한다. 이러한 형태는 산동성에서도 등장하고 있어 지리적으로 가까운 두 지역 사이의 밀접했던 문화 교류를 추정해 볼 수 있다. 또한 가장 사례가 적은 섬서성 지역의 복희․여와형 일월상은 기본적으로 하남성과 산동성을 중심으로 하는 중원지역의 영향을 받은 특징을 보여준다.
지방색이 강하며 다양한 형태를 보여주는 복희․여와형 일월상은 사천지역에서 활발하게 제작되었다. 이 지역은 일월신인 복희․여와가 다양한 지물을 들고 등장하는데 이는 하남지 역에서 유행하였던 선인형 복희․여와 도상이 사천성의 복희․여와도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음을 알 수 있는 사례이다. 또한 복잡하고 다양한 교미형태는 산동성과의 영향관계를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이들 도상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복희․여와의 다양한 역할과 의미를 살펴 보았다. 복희․여와는 창조신, 시조신, 일월신, 신선 등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황로사상과 음양설이 발전하는 서한시대에는 음양을 대표하는 신으로 해와 달을 상징하고 천상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선인이었으나, 동한 중기 이후 서왕모 중심의 선계가 개편되면서 서왕모보다 신분이 낮은 선계의 보조신으로 그 지위가 하락했다. 이에 따라 복희, 여와 도상에도 변화가 발생하였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한대 고분미술의 다양성을 이루는 핵심적 요소로 작용했다.
1920년대 동북지방의 요양벽화묘에서부터 발굴이 시작된 한대 벽화묘는 섬서, 하남, 하 북 등에서 100여기에 가까운 수가 발굴되었다. 한대 벽화묘의 발달에서 동한 후기에는 동 북, 북방, 하서를 잇는 북부지역이 벽화묘 축조의 중심지로 떠오른다. 이들 북부지역 동한 벽화묘들은 한대 고분벽화 문화의 분포에서 동일한 소재를 공유하면서도 지역적 특징의 형성이 관찰된다. 고구려 고분벽화의 연원에 중요한 자료로 최근 북방지역에 발견된 벽화묘들의 연구의 필요성에 주목하여 내몽고와 섬서성 북부 지역을 포함하는 중국 한대 북방지역 벽화묘의 지역적 특징을 살펴보았다. 한대 고분벽화의 분포와 전파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 새로운 벽화묘들로는 섬서 북부의 陝西定邊郝灘東漢壁畫墓, 陝西靖邊楊橋畔東漢壁畫墓, 陜西 靖邊楊橋畔鎮楊橋畔二村南側渠樹壕漢墓, 陝西靖邊楊橋畔渠樹壕漢壁畫墓가 있다. 내 몽고에는 內蒙古鄂托克旗巴彥淖爾鄕鳳凰山1號墓, 內蒙古鄂托克旗烏蘭鎭米拉(蘭)壕漢 墓, 内蒙古卾爾多斯巴日松古敖包漢代壁畫墓 등이 있다. 본문에서는 이러한 북방지역 벽화묘의 구조와 벽화의 특징을 정리한 후 관중지역 서한 후기 벽화묘들과 비교하여 지역 간 연관관계를 고찰하였다. 섬북과 내몽고지역 동한벽화묘와 관중지역 서한벽화묘의 공통점은 첫째는 수렵도, 천상도와 같은 특정 주제의 공유, 둘째는 소재의 배치와 표현방법의 계승, 셋째는 벽화의 바탕면을 녹색이나 적색으로 칠한 후에 그 위에 벽화를 그리는 제작 방법의 유사성이다. 주제와 배치 및 표현방법의 연속성은 관중지역의 사민이 북방지역으로 이루어지면서 화본의 유통과 화공집단도 같이 이동한데서 배경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섬북과 내몽고지역의 수렵도와 산악도의 구성, 인물도의 구성과 배치 등은 고구려의 초기 고분벽화가 형성되는데 하 나의 연원을 북방지역에서 찾을 수 있도록 시사해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香은 중국에서 악취나 벌레를 제거하고 의복에 좋은 냄새를 더하며 실내의 공기를 정화하려는 목적으로 춘추전국시대부터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한대에 이르러서는 향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왕실을 중심으로 향구가 사용되면서 그 종류가 다양해지고 수량도 풍부해졌으며 사용범위도 확대되었다. 滿城漢墓는 景帝의 아들이자 武帝의 이복형이었던 中山國 靖王 劉勝과 그의 부인 竇綰의 무덤으로서 香爐 6점과 香枕 2점 그리고 향료가 출토되어 서한대 왕실의 향문화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만성한묘의 향구에 대한 분석과 동시대 문헌기록의 해석을 통해서 한대의 향문화를 고찰하였다. 만성한묘의 향로는 형태의 특징에 따라서 豆形, 博山形, 多足形, 帶 柄形 등의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향을 담아 사용하는 향침에는 산초나무 열매(花 椒)가 가득 채워져 있었는데 이 열매는 중국 본토향료로 향신료, 약재로 사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사후에 망자의 혼령을 하늘로 인도해 준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한대 향에 대한 관념과 사용은 향구의 형태, 함께 부장된 기물 및 출토된 공간의 특성에 따라서 예의상의 향과 생활 속의 향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만성한묘에서 祭器, 酒器와 함께 출토된 향로는 연회 혹은 제사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었던 것이고 욕실공간에서 목욕기물과 함께 부장된 향로는 냄새와 세균을 없애서 욕실의 환경을 개선하거나 목욕시 몸에 향이 스며들도록 사용되었던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한국에서 미술품 시가감정은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자 감정학의 일환으로 부상해 있다. 그런데 수량화시킨 미술품의 경제적 가치 분석을 시장에 기반해 제시하는 그 접근법은 진위분별과 미적이고 질적인 특징의 분석에 매진해온 감정학의 일반 개념과 큰 차이가 있다. 감정평가단체가 많고 미술품 전담 감정평가사가 전문적으로 활동하면서 관련 교육을 담당하는 전문기관이 있는 미국의 경우는 그 업무의 전체 과정에 접근하기가 용이하다. 본고는 미국에서의 미술품 감정평가 업무수행의 전체적인 면모를 소개한 뒤 한국의 현황과 비교해 시가감정을 자산평가 분야의 일환으로 파악하고자 한 것이다.
미국의 미술품 감정평가 과정은 사용자의 필요와 용도에 합당한 가치평가 유형의 결정, 평가대상의 상태와 적합한 시장에 대한 분석, 최종가치진술로서의 가치평가액 도출 등의 전체과정이 최종가액 판단을 위한 근거자료와 더불어 문서화되어 전문가적인 의견 피력의 무대가 확보되어 있다. 그 업무수행과 산출결과에 대한 신뢰의 배경에 USPAP이 있고, 윤리성을 강조한 그 규정에 입각해 작성된 감정평가서는 성실한 업무수행의 전과정을 그대로 드러낸 다. 이를 고찰하면, 상황에 따라 변하기 마련인 미술품 가격 자체에만 집착하며 진위감정과 시가감정의 개념과 범주를 혼동해온 한국의 현실을 깨닫게 된다. 더불어 사용자의 필요를 해결하기 위해 성실하고 정확하고 윤리적으로 합당하게 수행된 전문가의 작업이 신뢰받는 자산 평가로 귀결되어지도록 시가감정의 개념과 작업방식을 재정비해 미술품 자산가치 평가방식 을 확립할 필요가 있음을 느끼게 된다. 진위감정과 별도로 미술품의 자산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해줄 시가감정 영역의 정비와 방법론 계발이 요청되는 것이다.
용천요는 중국 요업사 상 가장 중요한 요장 중 하나로 근 천년에 걸쳐 생산된 중국 고대 청자의 최전성기 전형으로 꼽힌다. 그 문화가 풍부하고 생산 규모가 커 남북요업의 문화교류와 융합의 본보기이자 중국 청자 공예발전의 역사의 집성이다. 용천요는 국내에서 널리 사용이 이루어졌는데, 궁정귀족에게 사랑을 받은 것은 물론 서민에게도 널리 쓰였다. 이 뿐만 아니라 수출용으로 대량 소비되어 세계 문명에 매우 큰 영향을 끼쳤다. 근 백 년 동안 용천요의 고고학적 조사와 발굴, 특히 신세기 들어 수많은 고고학적 작업이 진행되면서 충분한 데 이터가 축적되어 용천요의 발생․발전․쇠락의 전 과정을 알 수 있다.
본 연구는 석가여래 일대기 가운데 탄생 전후에 일어난 이야기를 표현한 간다라의 불전도 상을 연구한 것이다. 즉 간다라의 불전미술 가운데 태몽(胎夢), 탄생(誕生), 칠보(七步), 관불(灌佛)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탄생 관련 도상을 고찰하였다.
간다라 불전미술의 도상 연구를 위해 쿠샨제국 때 활동한 아슈바고사(Aśhvaghoṣa, 馬鳴)의 『붓다차리타(Buddhacarita, 佛所行讚)』, 카슈미르 출신의 승가발징(僧伽跋澄, Sanghabhuti)이 역출한 『승가라찰소집경(僧伽羅刹所集經)』, 설일체유부의 『근본설일체유 부비나야파승사(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破僧事)』의 탄생기 관련 설화를 중점적으로 고찰하 였다.
간다라 탄생기 불전도상 가운데 태몽 도상의 특징은 무기를 들고 호위하는 여인과 등을 보이고 있는 누워있는 어머니 마야의 모습이다. 탄생 도상에서는 사천왕 대신 제석천이 싯다 르타 태자를 받고 있으며, 칠보 도상에서는 천지인(天地印) 대신에 두 손을 아래로 내리고 있는 점, 관불(灌佛) 도상에서는 용왕 대신 범천과 제석천이 좌우에 배치되는 점이 다른 지 역과 비교되는 특징이다. 이처럼 중인도와 달리 북인도인 간다라 탄생기 불전도상의 유행에는 이 지역에서 편찬된 불전(佛傳) 경전과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