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 성서 외경 「유디트」에서 소재를 취하여 만들어진 헤벨의 드라마 유디트는 신정론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헤벨은 신의 절대적 선함과 그에 대한 믿음을 주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신의 냉담한 특성으로 인해 기독교인의 신앙이 흔들리고 무너질 수 있는 현실을 성찰한다. 이것이 성경과의 명료한 차이점으로, 드라마에서는 신의 존재를 믿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비극성이 연출된다. 다니엘과 유디트는 이스라엘 민족의 정치적 구원을 위해 선택된 신의 도구들이지만, 현실의 비난과 내적 분열을 감내해야 하는 비극적 상황에 놓인다. 그 비극성의 책임은 인간뿐만 아니라 신에게도 있다. 신은 자신의 뜻을 이루는 도구로 사용한 인간의 고통을 책임지지 않는 자의적이고 모순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로써 헤벨의 드라마 유디트는 기독교의 신과 구원 이념에 대한 성찰의 계기를 제공한다.
Since the late 2000s, fashion exhibitions have expanded to encompass a variety of concepts and sizes, and the need for research on exhibition planning, installation, and direction, including curating, is emerging. In this context, basic research is deemed necessary to encourage more experimental and in-depth research into the planning and orientation of domestic fashion exhibitions. Accordingly, by analyzing the exhibitions of Judith Clark, a pioneering fashion curator, and fashion exhibition planner, the aim of this study is to examine the characteristics and directing points of her curation. This study proceeds as follows: first, the concept and type of fashion exhibition and curation are investigated. Second, the exhibition cases curated or produced and installed by Judith Clark are examined and analyzed. Finally, based on this analysis, the characteristics and directing points of her curation are identified. In exhibitions, Clark’s directing style features use of a variety of objects, the diversification of the flow-path through space division, and collaborations with various fields or experts. Clark’s curation points, based on such characteristics, are as follows: reproduction- oriented curation to capture the age of the time based on historical research; storytelling-based curation; and transboundary curation with multiple methods and open processes. This study is expected to serve as a foundation and precedent that will lead to further research on fashion exhibitions and implementation.
1960년대 인권운동의 영향으로 동성애나 자유, 평화 등이 현대 사회문화 전반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하였다. 퀴어 코드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동성애, 드랙킹/퀸,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기타 성소수자들의 정체성을 둘러싸고 다양한 담론들이 생산되었다. 이 담론들은 뮤지컬에도 영향을 끼쳤고 그 중 뮤지컬 <헤드윅>, <킹키부츠>는 각각 트랜스젠더와 드랙퀸을 직접적인 소재로 삼았다. 여기서는 주디스 버틀러의 젠더 정체성 이론 가운데, 젠더의 역할, 모방성, 수행성, 에고 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작품을 분석하였다. <헤드윅>과 <킹키부츠>에 나타나는 젠더의 정체성은 사회의 보편적인 성을 표방하면서 주체의 재의미화를 도모하는 특징을 갖는다. 결국 두 작품의 주인공의 경우 주체가 호명에서 복종하지 않는 잉여물들이 현재의 권력에 대립 하고 전복하지만, 이는 단순히 규범 속 권력의 재배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즉 이미 사회규범상 정해져 있는 젠더의 역할 속에서 남자와 여자라는 보편적인 성 역할을 치환하는 것에 불과하다 는 것을 볼 수 있다. 주인공의 정체성은 젠더와 같이 유동적인 의미를 가지며, 다중적인 젠더 정 체성은 주체의 의미를 재구성하는 동시에 전복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해준다. 이러한 주체에 대한 재의미화 시도는 기존 성, 젠더, 섹슈얼리티까지 전복시키며 한 인간의 성향과 주체적인 자아 정체성을 상징화한다.
페미니즘과 영성은 서로 양립하기 힘들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오랫동안 페미니즘 담론에서 종교는 여성을 억압하는 사회적 기제로서 작용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래 들어 축적된 역사물로서 제도종교가 아닌 인간의 특정한 내면적 특질로서 영성을 새롭게 정의할 때, 페미니즘과 영성은 양립 가능해진다. 본 논문은 문학비평에서 페미니스트 이론틀로써 자주 차용되는 루스 이리가레, 쥬디스 버틀러, 벨 훅스의 근작들을 살펴보면서, 자신들의 페미니스트 해방이론에 영성을 도입하는 과정을 추적했다. 이리가레의 경우, 여성의 불평등을 조장하는 남성 중심적 종교에 대한 비판으로 시작하였으나, 곧장 이리가레는 남녀의 서로 다른 영성이 어떻게 여성을 해방시키고 궁극적으로 남녀가 평등하고 사랑하는 세상을 만들어낼 수 있는 지 설명한다. 9/11 이후 부쩍 윤리적 관심을 이론화하는 쥬디스 버틀러의 경우도 자신의 유대적 배경에서 체화된, 영성에 기반한 관계이론을 현대 지구촌에 만연한 폭력과 상업주의의 대안으로 제시한다. 흑인 페미니스트인 벨 훅스는 영성과 해방담론을 애초부터 동일한 운동으로 보는 흑인 특유의 견해를 펼친다. 흔히 사적영역의 영성과 정치적인 페미니즘 담론의 짐짓 모순된 관계에 대해서도 훅스는 명쾌한 답변을 제시한다.
본 연구는 사회적 트라우마를 남기게 되었던 사건·사고에 대한 국내외 추모시설을 대상으로, 사회적 공감과 치유의 공간으로서 기능강화 및 기능회복을 도모하기 위해 주디스 허먼의 트라우마 치유회복단계를 적용하여 고찰하였다. 연구방법으로는 전문서적, 보고서, 논문이나 인터넷 자료, 직접 답사 등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였다. 그 결과, 국내사례의 경우 대부분 치유회복의 1단계 안정에 대한 기능은 보유하고 있으나, 기억과 애도의 기능은 매우 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희생자의 가족과 지인에게만 제공되는 추모의 공간기능이 일부 이루어질 뿐, 일반인들에 대한 기억과 애도의 기능은 거의 없다. 국외사례의 경우 1단계 안전과 2단계 기억과 희생을 추모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기능을 최대화하고 있으며, 3단계 평화와 사랑의 중요성 등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상기의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메모리얼 공간적 기능향상 을 위한 시사점을 제시하면, 1단계 안전에 대한 명확한 의미전달을 위해 장소성, 연결성이 매우 중요하다. 2단계 기억과 애도의 기능강화를 위해서는 방문객들이 아픔을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오감을 적극 활용하여 제공해야 한다. 3단계 연결과 공통성의 회복을 위해서는 1, 2단계와의 선순환적 공간기능이 필수적이다. 방문객들의 공간내 체재시간 확대를 유도를 통해 메모리얼의 의미, 공간의 명확한 목적과 기능을 우선적으로 수립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