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여말선초의 문단과 예술 지형을 살피기에 유의미한 인물이지만, 그동안 본격적으로 연구되지 않았던 玩易齊 姜碩德(1395-1459)의 삶과 시문학을 고찰하였다.
그는 通亭公 姜淮伯(1357-1402)의 아들이자, 仁齋 姜希顏(1417-1464)과 私淑齋 姜希孟(1424-1483)의 아버지이며, 沈溫(1375-1418)의 사위로 세종과 는 동서지간이다.
완역재에 관한 기록과 작품들이 많이 남아있지는 않지만, 사숙재가 엮은『晉 山世稿』와 관련 문헌 등을 통해 그의 삶과 시문학의 특징을 살필 수 있었다.
완역재는 당대에 뛰어난 문필과 그림을 보는 안목으로 명성이 높았으며, 그 의 작품에는 修身과 學行을 통한 성찰적 삶의 지향이 반영되는 경향을 보였다. 당대에 “高古雅澹”한 풍격으로 평가 받았는데, 이는 그의 문학적 취향과 불교 적 사유, 騎牛子 李行(1351-1432)의 문하에서 한시를 교류한 경험 등에 기인 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작품은 사색적이고 관조적인 태도와 담박한 어조로 경물을 담아내면서 여운을 주는 방식으로 정서를 응축하여, 정적인 시세계를 그리고자 하는 특징을 보였다. 특히, 탈속과 성찰의 공간이자 매체로 형상화된 자연은 완역재 시세계의 특징적인 면모를 구성하였다.
장편의 고시로 시적 대상에 대한 비교적 적극적인 생각을 표현하고자 할 때에도 질박하고 간결하게 표현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호방한 풍격은 義氣로서의 감정이 발현된 것이었다.
이러한 완역재 시세계의 특징이 당대에 옛 시의 풍격을 얻었다고 평가 받았던 이유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