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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2 KCI 등재 구독 인증기관 무료, 개인회원 유료
        이 연구는 마릴린 로빈슨의 네 번째 소설 『라일라』에서의 주인공의 내적인 변화 과정을 살펴본다. 라일라가 깊은 고독과 궁핍, 그리고 버려짐의 아픔을 겪으며 묻게 되는 존재론적인 질문—“사는 게 왜 이런 식이지요?”—은 신학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한 인간이 그러한 질문을 던지게 되는 존재론적 조건을 고찰 하는 데 있어, “앎으로서의 무지(unknowing as knowing)”, “부재 속의 실재 (presence in absence)”와 같은 모순적인 개념을 적극 포용했던 크리스천 신비주 의자들의 전통을 되짚고, 그들의 기도의 삶과 라일라의 경험 간 유사성을 제안 한다. 이를 통해 라일라의 질문이 가진 새로운 의미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어 둠”의 경험이 “빛”을 경험하는 데에 필수적으로 전제됨을 주장한다. 또한 존 칼 뱅이 주창한 “하나님의 극장(the theatre of God)”으로서의 인간의 인식을 적극 차용하여 과거의 경험에 대한 기억, 중재 없는 성경 읽기, 에임스 목사와의 관계, 그리고 한 이방인과의 만남을 통해 그녀의 인식에 일어나는 미묘하나 점진적인 변화를 분석한다. 이 문학작품의 이러한 신학적 읽기는 몇몇 비평가들과 다르게 라일라의 변화에서 깊은 낙관론을 발견하게 하며, 인간의 고통과 무지 속에서도 삶을 긍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5,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