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왜 이런 식이지요?” : 마릴린 로빈슨의 『라일라』에서의 존재와 경험의 문제에 대하여
이 연구는 마릴린 로빈슨의 네 번째 소설 『라일라』에서의 주인공의 내적인 변화 과정을 살펴본다. 라일라가 깊은 고독과 궁핍, 그리고 버려짐의 아픔을 겪으며 묻게 되는 존재론적인 질문—“사는 게 왜 이런 식이지요?”—은 신학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한 인간이 그러한 질문을 던지게 되는 존재론적 조건을 고찰 하는 데 있어, “앎으로서의 무지(unknowing as knowing)”, “부재 속의 실재 (presence in absence)”와 같은 모순적인 개념을 적극 포용했던 크리스천 신비주 의자들의 전통을 되짚고, 그들의 기도의 삶과 라일라의 경험 간 유사성을 제안 한다. 이를 통해 라일라의 질문이 가진 새로운 의미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어 둠”의 경험이 “빛”을 경험하는 데에 필수적으로 전제됨을 주장한다. 또한 존 칼 뱅이 주창한 “하나님의 극장(the theatre of God)”으로서의 인간의 인식을 적극 차용하여 과거의 경험에 대한 기억, 중재 없는 성경 읽기, 에임스 목사와의 관계, 그리고 한 이방인과의 만남을 통해 그녀의 인식에 일어나는 미묘하나 점진적인 변화를 분석한다. 이 문학작품의 이러한 신학적 읽기는 몇몇 비평가들과 다르게 라일라의 변화에서 깊은 낙관론을 발견하게 하며, 인간의 고통과 무지 속에서도 삶을 긍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This paper examines the process of a character’s change in the fourth novel by Marilynne Robinson. As the main character Lila experiences loneliness, destitution and abandonment, she asks an existential question, “Why do things happen the way they do?”, which is charged with theological meanings. In an attempt to understand the existential condition in which a person raises such a question, I explore the tradition of Christian mystics whose longing for God and prayer lives fully embraced paradoxical concepts such as “unknowing as knowing” and “presence in absence”, and draw a parallel with Lila’s experience. Also, borrowing John Calvin’s idea of human perception as “the theatre of God”, I look into how a subtle and gradual change in Lila’s perception comes about through her memories, her unmediated Bible reading, her relationship with Reverend Ames and, most importantly, her encounter with a stranger. Unlike some critics suggest, I offer a profoundly hopeful reading in her trans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