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생활종교(lived religion) 연구 방법을 사용하여, 한국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이자 가톨릭 신자인 박완서와 공지영이 어떻게 그리스도교를 해석하고 그것을 문학적 실천에 반영했는지를 탐구한다. 박완서는 종교는 사람의 중심을 바로 잡아주는 것이라 보았고, 이에 따라 반성을 중요한 종교적 실천으로 보았다. 반면에, 공지영은 종교는 사람의 진실을 알아주는 것이라 보았고, 따라서 자기 용납을 중요한 종교적 실천으로 보았다. 이들은 종교에 대한 이러한 해석을 문학의 의미와도 연결했는데, 그 해석이 문학적 실천으로 드러난 대표적인 사례로 박완서의 「사람의 일기」와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생활종교의 관점에서 분석하였다. 결과적으로 박완서의 생활종교는 유교와 그리스도교의 혼종 양상을 띠면서 자기를 반성하는 인간으로 표상되며, 공지영의 생활종교는 그리스도교와 치료 심리학의 혼종 양상을 띠면서 자기를 용납하는 인간으로 표상되었다. 이 연구는 20세기 말에서 21세기 초 한국 사회의 그리스도교 혼종 양상과 실천의 다양성 그리고 변화를 엿보게 해준다는 데에도 의의가 있다.
이 논문은 박완서의 여성주의 소설 『살아있는 날의 시작』, 『서있는 여자』,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를 여성주의 종교/문학 연구 방법론으로 읽음으로 써, 여성주의 비평의 관점에서만 보았을 때는 간과하는 지점을 드러내어 박완서 문학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자 한다. 최근에 여성주의 문학 연구에서 박완서의 이 세 소설에 대한 재평가가 활발하게 일고 있지만, 박완서의 종교적 배경을 간 과함으로써 그의 작품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여성주의 종교의 연구 방법도 같이 사용하여 박완서의 이 세 소설 을 읽음으로써, 여성주의 문학의 관점에서만 보았을 때의 엇갈린 평가와 달리 사실 박완서는 자신의 ‘궁극적 관심,’ 즉 종교에 따라 일관성을 보였음을 주장 한다. 이 관점에서 볼 때 이 세 소설이 가부장적 결혼의 현실을 드러내면서 궁 극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상호성, 사랑, 정직이라는 결혼의 세 원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