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장화, 홍련>(김지운, 2003)을 IMF 이후 한국 사회에서 정 상성의 규범이 수행되는 방식과 그 균열이 개인의 병리로 재분류되는 메 커니즘을 드러내는 문화적 텍스트로 분석한다. 이를 위해 미셸 푸코의 규율권력, 통치성, 병리화 논의를 이론적 준거로 삼아 <장화, 홍련>의 공간 구성, 인물 배치, 액자식 구조를 고찰하였다. 분석 결과, <장화, 홍 련>의 가족과 집은 정상가족의 질서를 시각적으로 조직하고 내면화하는 규범의 장치로 기능하며, 액자식 구조와 병원 장면은 가족관계의 붕괴라 는 구조적 문제를 수미의 병리로 재맥락화한다. 이 과정에서 집과 병원 은 각각 균열을 축적하는 사적 공간과 이를 개인의 병리로 번역하는 공 적 공간으로 연결된다. 즉, <장화, 홍련>은 병리화가 사회적 균열을 개인 내부의 이상으로 전환하는 통치적 처리 방식임을 드러낸다. 나아가 <장 화, 홍련>은 병리화로도 완전히 봉합되지 않는 상실과 책임의 흔적을 남 겨 구조적 실패를 개인의 비정상성으로 명명하여 질서를 유지하려는 사 회적 처리 방식의 한계를 시각화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사회적 고통과 균열이 여전히 개인의 정신적 이상이나 관리 실패로 환원되는 오늘날의 현실과도 긴밀히 맞닿아 있다. 그런 점에서 <장화, 홍련>은 IMF 이후 한 국 사회의 정상성 통치가 작동하는 방식과 그 지속성을 비판적으로 드러 내는 현재적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