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전 세계 17억 무슬림들은 자신들의 종파와 지역, 그리고 문화와 전통에 따라 ‘배교’에 관한 다양한 이해를 갖고 있다. 이슬람의 배교는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다른 종교로 개종하는 것(proselytization)이고, 둘째는 신성모독(blasphemy)이며, 마지 막은 이단(heresy)에 빠지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일반적으로 이슬 람에서 배교는 무슬림이 기독교로 개종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 만, 실제적으로 이슬람에서 배교는 개종보다 더욱 포괄적이다. 배교는 이미 무함마드 시대부터 시작되어 역사적이고 정치적인 정황 가운데 오랜 시간을 걸쳐 그 의미가 변천되었다. 중요한 사실은 이슬람에서 배교의 역사적인 출발점이 이슬람과 기독교 간의 종교문제가 아니었다 는 점이다. 아울러 이슬람의 배교에서 가장 뿌리 깊고 광범위하게 실행되고 있는 것은 개종보다 오히려 신성모독이다. 이로 인해 같은 무슬림들 사이에서도 배교자로 간주하여 살해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이다.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이슬람 선교 담론들은 이슬람 현장에서 통용되고 무슬림들의 영혼을 살리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하고, 이를 위해 이슬람 현장에 상주하는 전임 사역자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
이 논문은 19세기 말 서양 선교사들이 성서 번역과 지식 전달의 도구로 한글을 사용함으로써 한글을 재인식시키고 더 나아가 한글 공동체를 형성 하는 데에 끼친 공헌을 다루었다. 한글은 창제 이래 “양층 언어”라는 독특 한 언어 상황 속에서 한문의 하위 언어로서의 지위를 한번도 벗어 보지 못 했다. 그러나 19세기 말 중화사상이 흔들림에 따라 문화의 상징으로 여겨 졌던 한문의 지위가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그 자리를 대신하여 한글은 국문 이라는 이름을 부여 받게 된다. 하지만 한글은 현실적으로 국문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하지 못했고 국한문 혼용체가 주류를 이루고 있던 것이 19세기 말 조선의 언어 상황이었다. 이 시기에 조선에 입국한 서양 선교사들은 성 서번역과 문서 출판의 도구로 한글을 과감하게 선택함으로써 한글이 하나 님의 말씀을 전하고 지식을 전달하는 상층 언어로서 인식되는 데에 큰 공 헌을 했다. 한글이 처음으로 유교 경전의 내용을 담던 한자와 대등한 지위 를 부여 받게 된 것이다. 선교사들의 이러한 공헌은 단순히 한글을 재인식 시키는 데에 그친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상하귀천을 막론하고 같은 문자 로 같은 정보를 공유하고 공론에 함께 참여하는 한글 공동체를 형성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렇게 볼 때 선교사들은 19세기 말 한글이 국문으 로 탄생되는 시기에 한글의 가치를 재인식 시키는 데에 매우 영향력 있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 평가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