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는 倭亂(1592年~1598年)과 胡亂(1636年~1637年) 이후 조선후기의 사 상을 ‘実心’과 ‘実心実学’을 키워드 삼아 고찰하였다. 조선후기는 전쟁의 폐허를 재건하고, 보다 견고한 왕조지배체제를 제구성해야 한다는 당면과제가 있었다. 따 라서 그 이전과는 다른 氣流가 정치․경제는 물론이고 사회와 문화 등 여러 분야 에 흐르게 되었다. 특히 ‘実’이라는 개념을 자주 눈에 띠는데, 이는 兩亂의 原因을 반성한 결과일 것이다. 즉 ‘虛’에 대한 대응으로서의 ‘實’이다. 따라서 英祖․正祖時期의 文書에서 발견되는 ‘実心’과 ‘實心實學’의 용례는 ‘實’을 내용을 고찰함에 좋은 실마리를 제공해준다. 儒學의 텍스트에서 ‘実’은 ‘誠’의 내용을 설명하는 말이었다. 특히 中庸에는 ‘誠’은 하늘의 道이고, ‘誠之’는 사람의 道라고 하는 規定이 있는데, 이는 ‘実心’을 분석하고 논의함에 있어서도 중요한 거점이 된다. 용례를 정리하면 실심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공식문서에서 신하가 군주에게 요구하는 ‘実心’이 다. 이 경우 군주는 끊임없이 신하의 忠告과 警告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정책에 반영하는 ‘実心’을 갖추어야 한다. 政治的의미가 강한 실심으로, 君民共治를 위한 實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은 行動主体로서의 군주 自身의 文書, 혹은 신하 의 個人的文書에 사용된 ‘実心’이다. 하늘에서 부여받은 本然의 마음을 실심으로 보는 것이다. 朱子学적 修養論인 ‘存天理去人慾’과 ‘戒愼恐懼’의 자세를 갖추고, 内面의 純粋性으로서의 실심을 보존하는 것이다. 이런 ‘実心’은 他者에게 感動을 주어 共感하고, 他者와의 疎通을 꾀하며, 他者의 마음과 하나가 된다. 여기서의 ‘実心’은 實事에 임하여 實政을 행하고 백성에 도움이 되는 實效를 거두는 원동력이다. 또 이 실심에 근거한 학문이 ‘實心實學’이다. 이 ‘實心實學’은 陽明学的絶対純粋의 마음을 자각하고 그것을 重視하는 観点이 기초를 이룬다. 실심을 강조하는 人士들은 文字에 얽매여 있는 知識을 実践에 옮기는 ‘實心實學’ 의 구현을 위하여 노력한다. 즉 朝鮮後期의 새로운 학문기류에서 보이는 實心이 란, 자신을 향한 엄격 수양의 필요성을 자각한 데서 나온 개념이다. 이런 실심을 전제로 하는 실심실학이란, 이상적 민생실현을 위한 의식의 표현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