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지증왕 13년(512) 때 이사부의 우산국 정벌을 전하는『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기록은 고대 삼국 성립에서부터 통일신라시대까지 우산국에 관해 언급된 유일한 기록이다. 이 자료를 갖고 흔히들 이사부의 우산국 정벌로 인해 울릉도와 독도는 신라 땅이 되었고, 나아가 한국 땅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고려시대의 현종조까지 ‘우산국’ 자료가 나온다. 본 연구는 이에 주목하여 기존 통설을 부정하고, 우산국은 울릉도와 독도를 포함한 환동해 권역의 전략적 요충지에 고대로부터 정착해온 원주민에 의해 건국되고 삼국시대와 고려 현종조에 걸쳐 존재하였던 강력한 해상왕국임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이런 관점에서 바라볼 때 울릉도의 역사는 1883년 개척령에 의해 시작되는 것 이 아니라 한국사의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강인하고 지속적인 왕조인 우산국이 존재하였고, 우산국이 멸망한 후 고려와 조선시대 울릉도를 찾아 들어간 사람들이 그 전설을 되뇌이며 울릉도를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가꾸기 위한 노력을 통해 우산국의 영화를 재현하려고 했다고 보아야 한다. 이렇게 볼 때 울릉도는 공도정책에 의해 버려진 섬이 아닌 오랜 역사와 문화를 가진 강인한 정신성과 불굴의 투지와 모험정신으로 뭉친 사람들이 일구어낸 역사가 깃들인 땅으로 되살아날 수 있을 것 이다. 이것이 울릉도가 주체가 되는 우산국의 역사 읽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