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안이가 ≪弟兄們≫에서 우리에게 주는 회답은 비관적이다. 이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여성의 비극은 바로 물질적 현실생활(문화가 규정한 삶의 양식)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사람은 물질적 생활에서 벗어날 수 없고, 작가는 이런 상황을 완전히 수긍할 수만은 없기에, 여성의식 실현의 가능성에 대한 모색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라오따、라오얼과 라오싼은 여성의식의 정도가 각기 다른 세 여성을 대표한다. 그 중 라오얼의 여성의식이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다. 라오얼은 의기소침한 적도 있지만 생활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추구하고자 노력한다. 라오얼의 강인함과 여성의식이 가장 잘 표현된 것은 그녀가 라오따 남편과 충돌하는 장면에 잘 드러난다. 라오따의 남편이 라오얼에게 아이가 다친 책임을 지우며 그녀에게 당장 그의 집을 떠나라고 할 때, 라오얼은 떨리는 목소리로 “나는 가지 않을 것이다. 이 집은 당신 혼자만의 집이 아니야”라고 반격한다. 이 한마디 말은 남성의식을 향한 반격이라 할 수 있다. 여성이 가정에서 동등한 발언권과 결정권이 있음을 이야기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