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곡 은 워즈워스의 정신적 성장사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고백적 성격을 띠 고 있다. 시인은 정신적 위기를 극복하고, 손상된 상상력을 회복하기 위해 과거 의 경험들을 회상하는데, 사실적 기억의 차원을 넘어 현재의 필요에 맞게 재구 성하듯 회상해 낸다. 워즈워스의 서곡 은 서구문학사에서 매우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작품에서 눈에 띠는 서술기법은 “시간의 점들”(spots of time)에 대한 회상이다. “시간의 점들”은 서곡 의 전개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 를 지닌다. 이 시간의 점들은 어느 한 순간에 신비로운 모습으로 나타나 기억을 지배하며, 무의미하게만 느껴지는 일상의 숱한 기억을 향해 밝은 빛을 비춰 그 것들이 각기 모래알처럼 흩어지지 않고 나름의 유기적 관계를 맺어 전체에 의 미 있는 구성요소가 되도록 도와준다. 워즈워스는 이런 시간의 점들을 과거의 사건이 아닌 현재적 사건으로 해석하고 고백하면서 오랜 세월에 걸쳐 시인으로 서 자신의 서사적 고백시를 완성하였다. 본 소고는 이런 시간의 점들에 대해 문 학적 차원뿐만 아니라 종교, 철학적 차원에서 새로운 조명을 시도하고 있다.
낭만주의와 모더니즘시에서 “고독”이라는 주제는 동시에 나타나지만 그 성격을 달리한다. 윌리엄 워즈워드가 그의 작품 「외로운 추수꾼」과 「나는 구름처럼 외로이 배회했네」에서 드러내는 “고독”의 의미는 혼자 만의 호젓함을 내포하지만 T. S. 엘리엇의 작품 황무지 , 「J. 알프레드 프루프록의 연가」와 「바람부는 날의 광시곡」에서 나타나는 고독은 도시의 풍경에서 비롯된 “소외”라고 할 수 있다. 본 논문은 시인들의 시학에 근거하여 워즈워드와 엘리엇의 작품들 속에서 낮에 경험한 자연의 모습과 밤에 겪는 도시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어떻게 “고독”과 “소외”로 구분되어지는지를 증명해 본다. 낭만주의 “고독”은 관찰과 명상을 통해서 얻어지지만 도시환경에서 발생하는 “소외”는 도시인을 방황하게 만든다. 그리고 본 논문은 엘리엇의 “몰개성성”과 “통합적 감수성”에 기반을 두어 어떻게 인간소외가 불안정한 정신과 육체적 불안정을 야기 시키고 마침내 공허함과 무기력을 낳게 하는지를 살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