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리야 테페 무덤군은 1세기경 조로아스터교 사원 자리에 4호묘의 30대 남성묘와 5기의 여성묘로 구성되었다. 이 글에서는 피장자들을 타림분지에서 서천하여 박트리아 지역을 정복 한 인도유럽계 유목민족인 월지인들로 판단하였다. 그리고 피장자들의 장신구와 매장 방식으 로 보아 왕족의 가족묘로 보고, 사후결혼의 시각으로 해석하였다. 4호묘 남성은 관식과 장신구를 통해 왕족으로 보았고, 염소(산양)와 수목 장식이 있는 관 식은 태양과 생명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5기의 여성 피장자들은 모두 나나 여신과 관계된 장신구를 착용하였고, 특히 6호묘는 가장 위계가 높은 존재로 추정하였다. 나나 여신 은 대지ㆍ풍요ㆍ왕권 부여의 여신으로, 메소포타미아 기원을 가진 여신이다. 박트리아에는 이미 키벨레와 같은 지모신 신앙이 존재했고, 틸리아 테페 무덤에서는 사자 위에 올라탄 여 성상, 뒤집힌 초승달형 별(금성)이 나나의 표식으로 나타났다. 나나 여신은 쿠샨 왕 카니쉬 카의 라바탁 비문에서 왕권을 부여하는 신으로 등장한 바 있다. 이 글에서는 이민족인 월지족이 여러 종족이 융합된 쿠샨사회를 이끌기 위해 나나 신앙을 택하여 통치자의 권위를 확립한 양상을 조명하였다. 1세기 틸리아 테페에서 찾아지는 사자와 태양이 뜨기 전에 태양 빛을 반사하는 뒤집어진 초승달형 별인 금성의 도상은 이후 카니 쉬카와 그의 아들 후비슈카가 발행한 나나의 명문이 있는 금화에서 정립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