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T. S. 엘리엇(Eliot)의 「리틀 기딩」(“Little Gidding”)에 구 현되어 있는 시적 ‘논리’의 윤곽을 파악하고자 한다. 니콜라스 페라 (Nicholas Ferrar)의 종교적 공동체가 있었던 리틀 기딩에는 엘리엇이 자 의식을 가지고서 구축한, 고전주의자, 왕당파, 그리고 국교도로서의 정 체성이 새겨져 있다. 나아가서 그곳은 시간 속에 그리고 그와 동시에 시간 밖에 존재하며 성육신(the Incarnation)에서 인간의 속성과 신의 속 성이 만나듯 역사적이면서 동시에 초월적이라고 상상된다. 「리틀 기딩」 은 계절의 기적적인 교차(“한겨울의 봄”)를 앞세우며 시작하는데 이는 시 전체를 특징짓는 역설이며 수사와 주제의 차원에서 동시에 기능한 다. 제2차 세계대전의 시로서 「리틀 기딩」은 4원소의 죽음을 통하여 상 징적으로 묘사되는 인류문명의 몰락을 목도하지 않을 수 없지만 노리치 의 줄리안(Julian of Norwich)이 피력하는 기독교적 비전(“모두가 평안하 고 / 만물이 평안하리”)을 받아들이고 있다. 이 비전이 구현되는 것은 불과 장미의 상징이 하나가 될 때인데, 연옥의 시라고 할 수 있는 「리 틀 기딩」의 논지를 따르자면 이러한 하나됨은 극단적으로 철저한 자기 성찰과 정화를 통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