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고는 『史記』중「本紀」,「世家」,「列傳」의 대화문을 대상으로 하여 그라이스(Grice)의 대화협력원리 이론을 통해 화자의 화용양상을 살펴보았다. 협력원리로 화자의 대화를 분석해 보면 화자의 의도가 표면적 사전중심의 의미만이 아닌 이면의 함축적 정보에 의해 청자에게 효과적인 메시지가 전달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함축은 화용론에서는 특히 중요한 개념이다. 기존의 통사론과 의미론이 문장 혹은 표면적 연구에 머물러 있었다면 화용의 관점에서는 발 화를 통해 화자가 상대방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에 더 큰 비중을 둔다. 따라서 본 연구의 주된 목적은 기존의 연구와 번역에서 청자에 해당하는 독자에게 제공된 表謙副詞 “竊”과 “伏”의 부족한 함축적 정보를 알아보고 고전원문의 직역이 아닌 자연스러운 한국어 번역으로써의 대안을 살펴보는 것이다.
본고는 조선조 초기에 편찬한 高麗史 列傳에 나타난 二人稱代名詞中平稱詞에 대한 연구이다. 중국의 고문에서 사용된 二人稱平稱詞의 종류는 ‘汝’, ‘女’, ‘若’, ‘而’, ‘爾’, ‘乃’, ‘戎’ 등 7가지로 다양하다. 고려조에 발간된 三國史記와 三國遺事에서는 ‘汝’․‘爾’․‘若’․‘而’ 등 4 가지의 이인칭 평칭사가 두 책에서 동시에 수용되어 사용되었으나, 조선조에 발간한 高麗史에는 고려시대에 사용되던 ‘而’가 사용되지 않고, ‘而‘와 통사적 특성이 동일한 ‘乃’가 새로 사용되었다. ‘汝’․‘爾’․‘若 등은 그대로 사용되었으나, ‘女’․‘而’․‘戎’ 등은 수용되지 않았다. 이들의 통사적 특성을 분석하면 중국의 고문에서 쓰인 용법과는 달리 쓰여진 면이 보이고, 또한 三國史記나 三國遺事에서의 용법과 다른 점도 발견된다, 개개대명사의 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汝’는 중국의 문장에서와는 달리 修飾語와 被修飾語사이에 관형격 조사 ‘之’가 배합되는 유형이 나타난다. 그리고 중국의 고대 문장에서는 ‘汝’가 관형어로 잘 쓰이지 않는 현상이 특징이었으나 高麗史에서는 관형어로 쓰인 경우가 주어나 목적어로 쓰인 횟수와 대등하게 나타나고 있다. ‘若’은 모두 ‘若等’․‘若輩’․‘若曹’ 등의 복수의 형태를 취하여 문장의 主語와 冠形語로만 사용되었다. ‘爾’는 단독으로 쓰여 복수를 나타내는 경우가 있고, 관형어로 쓰인 ‘爾’와 被修飾語사이에 ‘之’가 배합된 유형이 나타난다. 그리고 지시대명사로 쓰인 경우가 있는데 중국에서는 遠稱(彼), 근칭(此), 不定稱 (其)등으로 쓰였으나 高麗史에는 ‘近稱’과 ‘遠稱’으로 쓰였다. ‘乃’는 三國史記나 三國遺事에서는 이인칭대명사로 사용되지 않았다, 高麗史에는 대명사로 사용되었는데, 모두 관형어로 사용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중국에서 ‘乃’가 관형어로만 사용된 어법상의 특성이 조선조에 다시 수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