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의 <론다니니 피에타>는 성모가 죽은 그리스도를 무릎에 안고 있는 전형적인 피에타와는 다른 구도를 지니고 있다. <론다니니 피에타>에서 성모와 그리스도는 수직으로 서 있으며, 서로가 서로를 부축하고 기대어있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또한 이 전 과정에서 남은 것으로 보이는 팔 형태와 사람의 얼굴, 그리고 세마포와 도유석으로 추측되는 파편적인 형태들이 남아있다. 이와 같은 <론다니니 피에타>의 독특한 구도와 파편적인 흔적들은 이 조각을 피에타 외에 십자가 책형이나, 매장 등의 다른 도상으로 해석할 여지를 준다. 그리고 그러한 여러 도상들에 기반하여 그리스도 뒤편의 인물이 성모가 아닌 다른 인물이었을 가능성을 논의해볼 수 있다. 이 인물의 신체적인 비율과 맨 다리를 드러낸 표현은 그가 여성이 아닌 남성이었을 것임을 시사한다. 그리고 바사리와 콘디비는 그가 니고데모이자 미켈란젤로의 자화상이었을 가능성을 제안한다. 당시 종교개혁의 영향을 받은 미켈란젤로가 가톨릭 교회와 개신교 사이에서 갈등하였음을 고려할 때 그와 같은 해석은 가능해 보인다. 즉, 미켈란젤로는 밤에 비밀스럽게 그리스도를 찾아간 유대인 니고데모와도 같은 처지에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미켈란젤로의 의도는 <론다니니 피에타>를 여러 차례 수정하면서 결국에는 모호하게 남아있게 되어버렸다. 그러나 미켈란젤로는 <론다니니 피에타>를 통해 자신의 종교적 신념과 조각에 이상을 끊임 없이 추구했으며, 이러한 그의 노력은 여러 흔적을 지닌 미완의 대리석 그대로 남아있다. <론다니니 피에타>는 조각가로서의 미켈란젤로와 대리석 사이의 치열한 조각적 과정 그 자체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Michelangelo’s Rondanini Pietà has a different composition from the typical Pieta, where the Virgin holds the dead Christ on her knees. In Rondani Pietà, the Virgin and Christ are standing vertically, appearing to support and lean on each other. There are also fragmented arm shape, human face, and debris supposed to be remnant of drapery and sarcophagus that appear to have been left over from the previous process. These unique compositions and fragmentary traces of Rondanini Pietà suggest that this sculpture might be read as Crucifixion or Entombment. Based on these iconographical interpretations, it is possible to discuss the possibility that the character behind Christ was other than Virgin. The figure’s physical proportions and bare feet suggest that he was not a woman but a man. Giorgio Vasari and Ascanio Condivi suggest that he was Nicodemus or a portrait of Michelangelo. Such an interpretation seems possible given that Michelangelo, influenced by the Reformation at that time, had a conflict between the Catholic Church and Protestantism. That is, Michelangelo would have been in the same position as the Jewish Nicodemus, who secretly visited Christ at night. And Michelangelo’s intentions have been ambiguous after many revisions of Rondanini Pietà. However, Michelangelo continually pursued his religious beliefs and his ideal for sculptures through Rondanini Pietà, and his efforts remain as unfinished marble with many traces. Rondanini Pietà should be understood as the fierce sculptural process between Michelangelo as a sculptor and marble itself.

Ⅰ. 들어가는 말
Ⅱ. <론다니니 피에타>의 제작 시기
Ⅲ. 다른 도상적 가능성들
Ⅳ. 미완의 형태: 과정 안의 대리석
Ⅴ. 나오는 말
참고문헌
국문초록
Abstract

• 김지혜(숙명여자대학교) | Jihye Kim (Sookmyung Women’s Univers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