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음식의 마련과 필연적인 관계를 유지하여 왔다. 음식을 마련하는 일은 오랜 동안 여성의 임무로 간주되어 왔으며, 그러나 섭취하는 음식에서는 여성의 위치가 남성에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즉 식품에는 힘, 권력, 신분 등과 연계하여 위계서열이 존재하는데, 서열의 위쪽에 해당하는 붉은 살코기를 비롯한 동물성 식품은 남성 위주로 차지하는 경향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엄연히 나타난다. 반면 간식의 섭취는 여성들만의 특권으로 이해되는 경향이 있다. 가사 일 사이사이 섭취하는 군것질 음식은 위로와 휴식의 심리적 보상을 제공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그리고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와 더불어 외식 빈도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여성의 입장에서 외식 행위가 시간적, 금전적으로 경제적이며, 가사 노동의 경감 등을 이유로 반기면서도 한편으로는 경제적 부담과 죄책감의 이중적 감정을 토로하는 여성이 많이 있다. 그리고 비만 여성의 비율은 남성보다 많으며, 외모 지상주의적 사회 현상으로 인하여 다이어트에 집착하는 여성들 또한 상당수에 달하고, 그 결과 식이장애 환자가 여성을 중심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 김영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