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식 사상을 연구하는 자료는 크게 두가지 종류가 있다. ⒫ 자료 - 『학기도(學記圖)』와 『학기유편(學記 類編)』, ⒬ 자료 - 시와 명(銘) 부(賦) 론(論), 편지, 상소문 등 문집에 실린 것들. 조식을 성리학자로 규정하는 사람들은 ⒫ 자료에 의존한다. 반면 ⒬ 자료에 의하면 조식은 양명학자이다. ⒫ 자료는 조식의 직접 저술이 아니며, 성리학 정초자들의 글을 모은 것이다. 반면 ⒬ 자료는 조식이 깨달아 안 것을 직접 쓴 것이다. ⒫ 자료에 의존하면, 조식의 사상을 성리학 정초자들의 사상으로 환원시켜 버린다. 그 결과 조식은 이론이 없이 실천만 파고든 묵수 주자학자가 되어 버린다. 반면 ⒬ 자료를 보면 조식은 거대한 자아를 추구한다. 이는 양명학의 '치량지' 이론과 비슷하다. 조식은 실천의 극한에서 창조적인 한 걸음을 내딛어서, 왕수인과 별개로 스스로 양명학적인 통찰에 도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