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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6 KCI 등재 구독 인증기관 무료, 개인회원 유료
        兪晚柱(1755-1788)는 널리 알려진 인물이 아니다. 다만 18세기 당시 文名을 떨쳤던 著庵 兪漢雋(1732-1811)의 아들이라는 점이 우리가 그를 기억하는 단서일 뿐이다. 그러나 그는 『欽英』이라는 일기를 남겨서 최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홈영』은 유만주가 21세 때부터 33세 때까지 13년 동안 기록한 日記이다. 그러나 단순한 생활일기의 차원을 넘어선 ‘독서일기’이다. 유만주는 우리나라 문장은 물론 중국 문인의 서적을 두루 읽은 듯한데, 특히 小說이나 雜記에 대해서는 그 읽은 양이 방대할 뿐만 아니라, 그것에 대한 기록 또한 다채롭다. 본고에서는 ‘유만주가 소설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졌으며, 중국 소설은 어떻게 받아들였고, 우리의 국문소설에 대해서는 어떠한 견해를 가지고 있었는가’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기존의 논문에서 제시한 견해 중 유만주의 소설에 대한 입장, 즉 흥미위주의 오락적 측면을 강조했다는 견해와 유만주의 국문소설에 대한 입장이 모순적이라는 견해에 대해 이견이 있어, 이에 대해 살피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음을 밝혀 둔다. 유만주는 소설에 대해 대단히 긍정적인 인식을 하고 있었다. 현실반영적 성격과 소설이 현실 생활과 접촉하는 측면이 어느 장르보다 넓다는 것을 인식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히 재미위주의 오락성 때문이 아니라 책읽기의 법도를 만들어 보다 전문적인 책읽기를 추구하고자 하였다. 그러므로 그는 단순한 소설의 독자이기보다는 그 이상의 비평적 안목으로 소설을 대하는 입장에 있었다고 하겠다. 비평가적 입장에서 유만주의 소설 비평 양상은 다음의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자신의 느낌을 진솔하게 기술하는 방법, 둘째는 감명 깊은 대목을 그대로 기록해 두는 경우가 그것이다. 그가 소설을 평가할 때 특히 내용적 면과 문체적 면에 중점을 두었다. 즉 인정물태를 극진히 표현한다는 소설의 현실반영적 성격을 중시하였고, 소설 문체가 자세하고 생동감 있으며, 인생의 곡절을 극진히 표현하는 점에서 크게 긍정하고 있다. 특히 국문소설에 관한 인식은 일변 모순적일 면도 없지 않지만 이는 중국 소설과의 수준의 차이를 인식한 데서 오는 문제이다. 그러므로 한편으로는 우리의 것을 인정하면서 볼만한 것은 보아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모조리 불태워 없애야 한다고까지 말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유만주의 소설을 대하는 입장이나, 국문소설에 대한 모순적이라는 치우친 평가는 그가 소설을 단순한 독자 이상의 비평가적 입장에서 다루었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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