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싱가포르 화교 언어공동체에서 최근 ‘구어 싱가포르 영어’, 즉 싱글리시(Si nglish)와 ‘표준 싱가포르 영어’의 우세 속에서 중국어가 경험하고 있는 위상의 변화를 사회언어학적 관점에서 서술하는 것이 목적이다. 싱가포르의 화교 언어공동체에서는 표준중국어와 기타 중국계 언어들, 싱다린(Singdarin) 등 다양한 중국어가 사용 되고 있다. 싱가포르, 특히 싱가포르의 화교 언어공동체의 다중언어사용은 세계 시민이자 싱가포르인, 화인(華人)으로서의 하이브리드 정체성과 관련을 맺고, 각각의 언어들은 다층적인 정체성 위계를 나타내는 정체성 표지이다. ‘2020년 인구센서스’가 보여주듯이, 최근 싱가포르에서 영어의 확산과 중국어의 위축 추이는 명확하다. 싱가 포르에서 이민자들의 언어인 중국어는 더 이상 지배적인 언어가 아니고, 화교 언어 공동체의 대부분의 아이들은 지배적인 언어인 영어와 함께 성장하면서 영어를 능통하게 구사하지만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이들은 일부에 불과하다. 싱가포르에서 중국어는 점점 유산어의 성격을 띠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