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동아시아의 점(占) 문화가 단순한 길흉을 예측하는 ‘기술’만이 아니라 인간 이 자신의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삶의 방향을 구성하기 위해 활용해 온 인문학적·해석학 적 도구임을 밝히는 데 목적을 둔다. 이를 위해 무(巫)–사(史)–군자(君子)로 이어지는 점 문 화의 발전상을 살펴보고 각 단계에서 ‘명(命)’이 어떠한 의미 구조로 형성 및 이해되었는 지 질문–조짐–해석이라는 점의 기본 구조를 중심으로 재해석하였다. 그 결과 제정일치인 상(商)대 ‘무’의 점 문화는 외재적 초월의 명령을 확인하는 신탁적 구조였으나 주(周)대 ‘史’의 점 문화는 천지자연의 상(象)을 조짐(兆)으로 삼아 관찰·기록·해석하는 인문학 적 구조로 전환되었다. 이후 공자가 제시한 ‘군자’의 점 문화는 이러한 변화를 계승하여 점을 인간의 성찰·판단·행위 조정의 문제로 재구성하였다. 이 과정에서 명(命)은 초월 적·고정적 운명이 아니라 질문–조짐–해석이 상호작용하는 과정 속에서 점괘를 해석하는 주체의 덕성(德)·책임의식·맥락 인식 등이 함께 어우러져 구성되는 관계적·맥락적·해석적 의미임을 알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명의 해석학적 구조가 현대 점 문화 요컨대 AI 기반 운세 서비스나 모바일 사주앱 등에서 예측 중심성, 해석 주체의 소멸, 명의 신탁적 환원 등으로 인해 크게 훼손되어 있음을 지적하였다. 이에 점 문화가 본래 지닌 질문 형성, 조짐의 상징 구조, 윤리적 해석 주체성이라는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음을 제안한다. 결국 점 문화는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이 아니라 현실을 재해석하고 스스로의 행 위를 정향하는 철학적·인문학적 장치로 이해될 때 현대인의 자기 이해·책임·삶의 구성 에 기여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본 연구는 고대의 ‘命’에 대한 운명적⋅도덕적인 관념과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벽한 상태를 ‘건강’으로 규정한 현대의 정의를 비교 및 종합하여 현대인들에게 유용한 ‘運命論’의 새로운 활용법을 모색해 본 것이다. ‘神’이 관념의 중심인 운명론에서는 인간의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상태에서의 ‘人’의 선택과 행동이 철저히 제한된다. 반면 ‘人’이 관념의 중심인 도덕적 측면에서는 높은 도덕성과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상태의 초월을 요구 한다. 본 연구에서는 이들의 장단점을 정리하고 운명론을 비판한 묵자의 非 命의 구조를 파악하여 인간의 주동적 삶의 자세를 유도하는 운명론의 활용 방안을 찾아보았다. 그 결과 ‘예언’은 경계하되 ‘예측(해석)’과 길⋅흉(命)의 ‘가변성’ 등을 강조하여 ‘人’의 주동적 역할을 유도하는 새로운 운명론의 활 용방안을 제안해 보았다.
기존의 ‘術數學’은 인간의 삶을 논의함에 있어 당사자인 ‘인간’의 역할은 외면한 채, “필연적인 법칙”을 밝히는 것에만 집중을 하였다. 인간의 자유 의지는 “필연적인 법칙”에 의해 철저히 제한되었고 인간의 노력은 무의미한 것이라 치부하였으며, 이 법칙과 반하는 행동을 하게 되면 화를 입는다고 위협하였다. 요컨대 인간의 ‘삶’에 ‘人’이 없었던 것이다. 연구자는 “術數學은 당연히 運命論”이라는 고정 관념에 의해 이러한 폐단이 발생한 것이라 파악하였고, 향후 동양학연구소의 연구를 통해 이 고질적인 관념이 타파 되기를 희망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運命論, 非命論그리고 孔子에게서 보이는 ‘술수학’의 개념 등을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재검토해 보았다. 그 결과 ‘술수학’의 본디 기능과 목적을 유지 한 채, 삶에 대한 인간의 역할을 강조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향후 동양학연구소의 연구 방향으로 제안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