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청허휴정(1520~1604)의 심공급제(心空及第) 기반의 깨침과 선명상시 특징을 살펴보는 데 있다. 숭인 장로의 ‘심공급제’의 가 르침을 받아 출가 한 휴정은 임제종의 종풍을 이어받아 마음이 모든 것 의 근본임을 깨닫고 지관(止觀)을 통하여 본래 모습을 찾고자 하였다. 특 히 그는 세상과 절연하여 청산과 백운 속에서 무상함과 깨달음을 구하고 교화하는 의연한 수행 자세를 보여주었다. 깨달음의 세계나 선심은 언어 의 압축과 고도의 상징적 언어로 표현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휴정은 구도 와 깨달음, 보임(保任)과 교화의 과정에 있어 맑고 탈속한 마음의 경계를 가장 절제된 시적 양식의 하나인 오언절구와 칠언절구를 통해 잘 표현하 였다. 이는 곧 휴정의 선명상시의 특징이자 그의 선적 직관과 시적 상상 력이 조화를 이루어 빚어낸 깨침의 미학이다. 선시가 철저한 구도와 깨달 음의 표현이라 할 때, 철저하게 깨닫는다는 것은 나와 너, 그리고 그 모 든 존재와의 관계성을 깨닫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휴정의 ‘심공급 제;의 선명상시를 읽고 이해하며 감상하는 것은 탐・진・치 삼독으로 번 다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내려놓기’의 지혜와 ‘텅 빈 충만’의 기쁨 을 전해주는 치유적 의미로 작용할 수 있다.
본 논문의 목적은 ‘숲 명상’과 이를 기반으로 창작된 시문학이 현대인들의 상흔을 치유하고 위로하며, 생명연대의 공감을 일깨워 주고, 비움과 충만의 치유의 미학으로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임을 살펴보는 데 있다. 숲은 인류가 오랫동안 누려왔던 터전이자 고향이며, 숲과 교류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을 찾는 길이다. 그래서 숲과 교감하고 숲을 통해 ‘내 안의 풍경’을 성찰하는 것은 상처를 치유하고 위로를 받을 수 있으며, 또한 번다하고 탐욕스러운 마음을 잠시나마 내려놓고 공감과 비움의 의미를 깨달게 한다 할 수 있다. 이는 숲이 단순한 휴식 공간의 차원을 넘어 치유의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숲 명상’은 바른 지견으로 사물을 보고 욕망과 채움, 집착과 분노, 복잡과 불안을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힐링’ 방법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이 글의 목적은 조선 중기 부휴 선수(1543-1615)의 법맥 및 사상의 특징과 이것이 그의 시 세계 어떻게 투영, 변용되고 있는지를 살펴보 는 데 있다. 청허 휴정과 함께 한국불교의 근간이 되고 있는 조사선 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부휴 선수는 탁월한 시적 재능과 선적 상 상력으로 격조 높은 수많은 시를 남겼다. 그 대표적인 결과물이 성성 적적(惺惺寂寂)한 수행과 깨달음의 선심(禪心)을 노래한 『부휴당대 사집』이다. 여기에는 구도의 여정과 깨달음의 시, 조사선에 충실한 격외와 시법의 시, 유불회통의 교유의 시, 자연교감을 통한 세외지심 의 시, 애국애민의 시 등 빼어난 시문학 작품들이 실려 있다. 무엇보 다도 그의 선심을 시적으로 형상화 하는 데 있어서 중심적인 사유는 모든 대상과 현상, 사량 분별을 초월하여 일체화 하는 것이다. 결국 그의 이러한 선적 사유의 시적 형상화는 고도의 상징과 은유, 그리고 역설적인 반상(反常)을 기반 한 시적 상상력의 조화로운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